31일 부동산 중개업소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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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미래통합당이 부동산 민심을 조사한 결과, 규제 위주의 정부 정책에는 다수가 부정적이지만 다주택자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최근 대책에 대해서는 찬성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주요 타깃으로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되, 세금 부담 완화론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자체 진단이다.
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인식 분석' 보고서에서 전국 1259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의2 이상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긍정 인식은 30%에 그쳤다. 연구원이 열흘 전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5%포인트가량 높아졌다.
무엇보다 투기과열지구 확대와 대출 규제 등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해 '효과 없을 것'이란 응답이 55.6%로 '효과 있을 것'이라고 답한 29.7%의 두 배에 달했다. 정부 정책이 집값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인 셈이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인상 등을 담은 '7.10'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찬성이 56.0%로 반대 32.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구원은 "7.10 대책에 대한 평가는 아직 미지수"라며 "설문 문항이 '다주택자' 규제 강화에 맞춰져 있어, 증세에 따른 조세 부담 등에 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을 것으로 추론된다"고 했다.
객관적 평가는 일정 시일이 경과된 후에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대책이 발표된 당일 실시한 조사였다. 그럼에도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여론이 다수라는 게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연구원은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규제 일변도, 일관성이 결여된 부동산 정책에는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높지만, 다주택(고가주택)자의 투기 억제를 위한 조세ㆍ금융 규제 강화에는 긍정적 여론"이라고 짚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과세 강화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세금 부담 완화에 대한 절실함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라고 했다. 부동산 과세 관련 정책 방향 설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사에서 '부동산 세금 강화 정책 거부감'은 17%로 주택 공급 부족(33%), 일관성 없는 정책(25%)보다 후순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향후 정책 우선 순위에 대해서도 '감세를 통한 거래 활성화'(20%)에 비해 '투기성 대출 규제 강화'(49%), '공급 확대'(46%)가 더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통합당 의원 중 40%가 다주택자이며, 평균 부동산 가격은 20억8000만원에 이른다고 지난 29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부동산 세금 강화에 대한 비판이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는 조건이다.
실제로 통합당은 '세금 폭탄' 비판을 하면서도 공급 확대에 보다 방점을 찍고 있다. 같은 날 발표한 통합당 대책의 첫번째는 2022년부터 10년간 100만호 공급이었다. 층수 제한 규제 폐지와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재추진 등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세 부담 경감도 내세웠지만 주로 1주택자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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