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상도문 돌담마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의 속초는 짙푸른 동해바다, 설악산의 숲과 계곡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청량하고 시원하다. 허나 어디 설악산과 동해바다 뿐이랴. 이미 가본 곳 말고도 천천히 둘러보면 올 여름이 두고두고 기억될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상도문 돌담마을이다. 돌담이 예쁜 마을은 전국 곳곳에 여럿 있지만 이 마을은 최근 강원도를 찾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핫하게 뜨고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여행지 특유의 떠들썩함이나 번잡스러움이 없다. 가지런히 정돈된 듯한 정겨운 한옥들, 구불구불 아름답게 이어지는 예쁜 돌담길이 미로처럼 엮여 고즈넉하면서도 신비스러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마을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레트로 감성도 물씬 풍긴다. 세월의 이끼가 잔뜩 낀 부흥상회나 육도정상점의 간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신선하다. 그러면서도 학무정이나 망곡터, 효자각, ‘구곡가’를 지은 매곡 오윤환 생가 등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숨결로 잠시 숙연함에 젖을 수도 있는 곳이다. 인형극 ‘상도문 사람들’, 천연염색, 어르신 덕담 손글씨, 자연 밥상, 농사체험 등 도문마을의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위치 강원도 속초시 도문동
▶공주 상신리 돌담마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얼마나 돌이 많았는지 땅만 파면 돌이 나왔다. 산이고 밭이고 ‘흙 반 돌 반’일 정도로 돌이 많이 나서 텃밭까지 돌로 담장을 두를 정도. 논밭을 개간하면 쌓이는 것이 돌무더기여서 이 돌들을 가져다 담을 쌓은 것이 구불구불 돌담장으로 유명한 상신리 돌담마을의 유래다. 이 마을의 돌담은 여느 곳의 돌담들과는 조금 다르다. 돌담의 높이가 사람 키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경계만 구분 짓는 정도로 소탈하고 인간적이다. 그래서인지 이 마을의 돌담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따뜻하고 친근하다. 상신리 마을에서는 곳곳에서 장승을 만날 수 있다. 마을의 수호신인 장승에 솟대를 같이 세워 마을로 들어오는 잡귀와 재액을 막던 풍습이 전통 문화로 남아 돌담과 함께 도시인들에게 특별한 흥미를 전해준다. 상신리의 장승들은 특히 표정이 풍성하다. 볼까지 늘어진 눈꼬리와 귀밑까지 찢어진 입 사이로 드러난 뻐드렁니, 툭 불거진 볼의 표정 등 해학이 넘치고 보면 볼수록 재미있어 마을 어귀에 잠시 머물며 구경해볼 만하다. 상신리 마을은 계룡산 철화분청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도요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고 계룡산 도예촌과도 이웃하고 있어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제기 만들기, 짚풀 공예, 널뛰기, 강강술래, 사물놀이 등 다양한 전통 민속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마을회관과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 등 숙소도 잘 갖춰놓고 있다.
위치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하신길 396
▶삼랑진 행곡리 돌담마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삼랑진읍 끝자락에 위치한 ‘느리게 사는’ 마을이다. 해발 250m 산골에 위치한 이 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난리를 피해 이곳으로 온 사람들에 의해 한적하고도 신비스럽게 4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마을이다. 현재 10여 가구만 남아있고, 마을 전체가 대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운치가 좋다. 마을의 모양도 독특하다. 남향 비탈에 계단식으로 조성된 대지에 집들이 들어서 있어 앞집의 지붕과 뒷집의 마당이 높이가 같은데 하루 종일 어느 집도 그늘이 지지 않는다. 바위산인 구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예로부터 돌이 많았고, 그것을 이용해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마을을 조성했다. 자연스럽게 돌담이 만들어졌고 나지막한 경계를 이룬 돌담 위로 해묵은 이끼와 담쟁이 넝쿨이 어울려 아름다운 마을의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마을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 가운데 하나는 수많은 장 항아리들. ‘돌담마을’이라는 이름의 천연 장류 제조업체에서 발효용으로 쓰는 것인데 풍경은 물론 최고 품질의 장맛으로 도시인들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인근에 수국이 아름다운 여여정사와 ‘종소리 나는 돌’로 유명한 만어사가 있다.
위치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1길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공주시, 밀양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0호 (20.08.04)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