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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조기숙 또 여권 비판 "감사원장 겁박, 朴정부 악몽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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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여권이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에 나선 것을 놓고 30일 '박근혜 정부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 문제와 현재 공석인 감사위원 후임 인사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자 여권이 일제히 최 원장에 대한 사퇴 공세를 펼치는 행태가 박근혜 정부 시절 양건 전 감사원장의 사퇴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조 교수는 최근 "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 원인은 전문성 부족” “정부가 진솔하게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조선일보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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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양건 감사원장의 자진 사퇴를 언급하며 "탄핵당한 정부가 왜 민심과 멀어지게 됐는지 생각해보길 간청한다"고 했다.

◇“감사원장 겁박,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나”

그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장훈 중앙대 교수를 (감사위원 후보에) 추천했는데 양건 감사원장이 '선거 캠프 출신 인사'라며 제청을 거부했다. 장훈 교수가 그 자리를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양 전 원장은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사퇴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결국 감사원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던 양 전 원장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청와대 외압에 의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지금의 민주당이 당시에 했던 발언과 태도만 일관되게 견지한다면 우리 정치는 진일보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민주당은 “청와대는 감사원에 대한 인사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민주당 법사위원이었던 당시 박지원 의원은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헌법을 어기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며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의 임기(4년)를 또다시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이유를 설명해달라"며 글을 이어갔다. 2017년 12월 임명된 최 원장은 최근 청와대가 후임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제청을 친정부 인사라며 두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의 원전 폐쇄 정책을 비판하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는 여권 의원들의 최 원장을 향한 압박이 이어졌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그렇게 (문재인 정부와)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 나가서 정치를 하라"고 했다.

조 교수는 “민주당에서는 감사원장의 사퇴까지 거론했고, 항명이라는 말도 나왔다”면서 “헌법 학습에 대한 기대는 둘째 치고, 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자신들이 했던 말만 기억하고 그대로 실천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인사의 교착 상태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순리대로 풀어야지 이렇게 감사원장을 겁박하고 사퇴 운운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 “일부 與의원 민주주의 안중에도 없어…탄핵당한 정부 왜 민심과 멀어졌는지 생각해 보라”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랑스러울 때가 훨씬 많았지만 견제받지 않는 거대 권력의 탄생으로 그동안 쌓아올린 민주주의를 잘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탄핵당한 정부가 왜 민심과 멀어지게 됐는지 생각해보길 간청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대통령에게 충성경쟁하느라 보수당을 일베 수준으로 전락시킨 전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교훈을 얻으면 좋겠다”며 “지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나 민주주의 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은 악몽의 데자뷰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경험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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