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8억 빚 위기때 플랜B 생각, 무산자 삶 살아야죠"

이재명 경기지사. 김상선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겪은 각종 공세에 힘들었던 심경을 밝혔다. 특히 이 지사는 ‘트위터 계정주’ 의혹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던 부인 김혜경씨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 지사는 28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당시 조폭이니 일베니 패륜, 불륜,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다 고발당했다”며 “내 가족은 건들지 말라는 일종의 상도의 같은 것이 있는데 저보다는 아내를 더 집중적으로 공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이 지사의 부인 김씨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 논란이 불거지며 곤욕을 치렀다. 이 계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이 지사의 경쟁 상대였던 전해철 의원 등에 대한 비방 게시물을 여럿 작성했는데, 이 계정의 주인이 김씨라는 주장이 친문 지지자들 중심으로 나돌면서 의혹은 확산했다.

이후 ‘혜경궁 김씨’를 향한 고소·고발이 이어졌으나,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이 내리면서 이 사건은 수면아래로가라 앉았다.

이 지사는 ‘김혜경 여사를 악녀로 만들기 위한 공작적 차원의 음모가 있지 않았겠냐’는 진행자의 말에 공감하며 “나는 법률가로서 (무죄가 될 것으로)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웃으며 ‘안 하면 딴 일 하고 살지 뭐, 잘 됐다’고 위로하는데 (알고 보니) 수면제를 먹고도 잠을 못 자더라”며 “정말 힘들었다. 그게 제일 괴로웠다”고 덧붙였다.

또 대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선거비용을 토해내야 하는 등 38억원의 빚을 떠안을 수 있었다는 질문에 대해선 “언제나 최악을 상정해 놓아야 덜 괴롭기 때문에 플랜B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며 “무산자의 삶을 살아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만약 지사직을 상실했다면) 정상적인 직업은 가질 수 없고 비정상적인 활동만 가능한 삶이 되니 전국을 다니며 동지를 많이 만들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한편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며, 최근 대법원은 이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그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수원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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