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0.07.23. bluesoda@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the300]2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의 화두는 단연 '부동산'이었다. 야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부동산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맹공을 펼쳤다. 김 장관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집값 상승의 원인을 '유동성 과잉', '과거 정부의 공급 부족' 등에서 찾아 비판을 자초했다.
이날 첫 순서로 나선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부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서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과거 (정부에)에 비해 많이 올랐다"면서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하강하는 것은 전체 경제 상황과 연동돼 있어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은 '유동성 과잉'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잉으로 공급되고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상승 국면을 막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결과가 나타나는데는 시차가 있기 마련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서 의원이 이에 "집값이 어느 정도 올랐다고 보고 있냐”고 묻자, 김 장관은 "감정원 통계로 11%가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 의석에서는 "뭐 11%라고?" "장난 말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김 장관은 그럼에도 "노무현정부때 부동산규제 정책을 했고 이명박정부때 규제가 작동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겹쳐서 부동산 시장이 상당기간 안정됐다"며 "2014년 경제 침체로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됐고 2015년부터 부동산 대세상승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김 장관의 11% 발언 관련,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지난 3년간 경실련에 따르면 52% 상승, 재산세만 해도 8429억원, 27배 폭증시킨 사실을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의 인식과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기껏 11% 올라서 장관이 대통령에 긴급 호출을 당했단 말인가. 22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사달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며 "이 정부는 솔직하지 않다. 대(對)국민 보고 자리에서 이해가 안 되는 통계를 설득시키려면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명확한 근거와 기준부터 밝혔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공급 부족 문제도 과거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서울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윤영석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김 장관은 "지난 3년 동안 인허가, 착공 물량이 많게는 70%, 적게는 20%로 과거 대비 많았다"면서 "2021년 입주 물량이 3만6000가구로 적은데 이는 (과거 정부인) 2014년, 2015년 인허가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에는 시차가 있다"며 "지금 인허가 나는 것은 5년~7년 뒤에 공급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출범 때부터 2021년 물량은 적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 했다"며 "다만 2022년에는 5만가구가 돼 다시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경질론'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김 장관은) 이미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해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생각이 없냐'는 질의에 "김현미 장관은 수요 공급이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등 부동산 문제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자 한다"며 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집값 급등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욕심이 없다"고 답했다. 또 "집값이 올라 젊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국회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 "(가격을) 3년 전으로 돌린다, 아니다 같은 목표보다는 현 수준에서 안정시키고 수요를 억제하면서 공급을 늘리는 다각적 정책을 취하고자 한다"고 밝혀 논란을 초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임 전 상태로 집값을 원상복귀하겠다'고 밝힌 것에서 한발 물러선 답변이다. 정 총리는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너무나 온당한 일"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지 않아야 한다"며 "더이상 부동산이 투기꾼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가 공급대책과 관련해선 "태릉골프장이 공급대책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청년과 신혼부부, 생에 첫 주택구입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의논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육군사관학교 부지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권혜민 , 권화순 , 김훈남 , 고석용 , 박가영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