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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된 50년 차 아파트로 천장 크랙과 누수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런데 서울시가 2018년 6월 20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여의도 시범아파트 정비계획변경안을 보류한 후 상위 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올해 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행정절차를 지연시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서울시의회도 본회의를 열어 해당 청원을 채택했으나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어 아직은 안 된다"며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와 주택 공급 관련 회의를 하면서 강남, 여의도 등 주요 단지들에 대한 재건축 추진이 필요하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가장 중요한 배경은 재건축이 주택 공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건축 단지들이 즐비한 아파트지구(1970년대 건축된 곳들)는 압구정, 반포, 여의도, 잠실, 원효, 이촌 등이 해당되는데 현재 203개 단지에 14만9000가구 규모다. 이 중 반포와 잠실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아직 대다수가 재건축되지 않은 상태다. 1970년대 지어진 이들 단지 용적률이 100%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현재보다 최대 70%까지 더 지을 수 있다. 아파트지구 전체로 보면 재건축이 모두 완료되면 약 10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것에 대해 정책 타이밍을 보고 있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곳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지정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일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이 순차적으로 수립된다면 여의도·압구정 아파트가 혜택을 볼 전망이다.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2016년부터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추진했으나 당시 서울 집값 상승을 우려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이를 불허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박 전 시장 유고 상태에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내놓으라고 다그치자 서울시가 이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가 이달 말 발표될 공급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지구단위계획 지정, 도시계획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정책적 부담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나현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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