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이해관계자들 피해 우려도 커"
"M&A 결실 거두지 못한 것 안타까워"
'셧다운' 이스타항공 파산 수순
계약 해제 책임공방 놓고 소송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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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공시에서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입장자료를 통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M&A(인수합병)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대승적 결단과 계약 파기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던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에 선결 조건 이행을 못해 계약 해제를 할 수 있다고 발표한지 일주일 만에 최종 계약 포기 선언으로 ‘노딜’의 마침표를 찍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앞으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셧다운’ 상태인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파산 수순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임금체불 중이며, 지난 3월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운항을 중단해 매출이 없다. 결국 이스타항공의 1600명의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을 우려가 크다.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양사의 M&A는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지 못한채 파기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항공업계 구조조정 재편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앞으로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이행보증금으로 115억원을 먼저 지급했고,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CB) 100억원을 인수했다. 통상 매수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이행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만, 계약 해지의 책임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시시비비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계약 파기에 앞서 양측의 갈등이 정점에 달해 이미 ‘신뢰’가 무너졌다. 260억원 규모의 임금체불과 이스타항공의 지난 3월 셧다운 책임 여부를 놓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진실공방을 벌였다. 심지어 양사의 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까지 공개되는 등 M&A 계약 당사자간 지켜야 할 기밀 유지 약속이 어그러졌다. 최근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의 운수권 배분에 대해서도 특혜를 받았다고 음해하는 등 비방전을 이어갔다. 아울러 M&A 협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적기 매각기간을 놓쳤다는 지적은 제주항공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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