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4일부터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국내 첫 항공사간 M&A(인수합병)로 주목 받았지만 구조조정 등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양측의 갈등과 '코로나19(COVID-19)'으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지 못하면서다.
23일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맺은 이스타항공과의 SPA(주식매매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제주항공은 전날 이미 이스타항공측에 계약해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고 국토교통부에서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계약해지 사유를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예정된 항공산업 현안 관련 백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요구했던 계약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해지 요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당시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계약해제 최종결정 등을 정하겠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양측의 M&A 무산을 기정사실로 본 상태였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의 앞날도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자력으로는 셧다운된 노산의 재개 뿐만 아니라 상태 유지도 어려운 만큼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 수순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이로 인해 임금반납까지 고려하며 인수를 기다렸던 이스타항공 1600여명은 모두 실직 위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스타항공으로부터 대금 정산을 못하고 있는 협력업체로도 파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M&A가 공식 무산되면서 양측은 계약금 반환 등을 놓고 법정공방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주장하는 SPA상 선행조건 이행 여부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약 1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못해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타항공측은 미지급금과 별개로 당초 정했던 조건들을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