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성악가·뮤지컬 배우 이색 조합…이스라엘서 러브콜도
민요·팝·가요·월드뮤직까지…장르 매이지 않고 도전적 음악
단전에서 터져 나오는 설움을 흩뿌리다(남도민요 ‘흥타령’) 정신을 쏙 빼놓는 리듬으로 무대를 달군다(스티비 원더 ‘Another star’).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에 몸서리치다(전인권 ‘사랑한 후에’)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이국의 멜로디로 청중을 이끈다(이스라엘 가요 Millim Yaffot Me’Eleh).
조금은 정신없고 정체가 의심스럽더라도 걱정할 것 없다.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요리하는 4명의 남자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장르와 경계를 뛰어넘어 음악 자체에 몸을 맡긴 자신을 발견할 테니까.
월드뮤직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판소리꾼 고영열(27), 피바디 음대·예일 음악대학원 출신 ‘천재 테너’ 존 노(29), 따뜻하고 세련된 베이스의 ‘인간 첼로’ 김바울(29), 무엇이든 흡수하는 ‘뮤지컬 원석’ 황건하(23)가 모인 남성 4중창팀 ‘라비던스’를 지난 16일 만났다. 얼마 전 막을 내린 JTBC의 남성 4중창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3’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그들에게선 우승을 놓친 아쉬움보다 설렘과 흥분이 느껴졌다. 준우승 소감을 묻자 네 사람은 모두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라고 입을 모았다.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의 황건하, 존노, 고영열, 김바울(왼쪽부터)이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윤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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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오디션을 시작으로 8개월간의 긴 여정이 끝났다. 소감이 어떤가.
존 노 - 끝났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우리의 색깔과 철학을 매 무대를 통해 보여준 것 같아 만족해요. 앞으로 길게 갈꺼니까요. 프로그램이 끝나서 아쉽기는 하지만 라비던스에게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네 사람 모두 살이 많이 빠졌다. 경연 중 건강관리는 어떻게 했나.
김바울 - 다들 살이 많이 빠졌어요. 전 7㎏ 체중이 줄었고 영열이도 8㎏정도 빠졌어요. 경연 틈틈이 비타민과 홍삼을 먹으며 영양보충을 했죠.
존 노 - 전 일주일에 서너 번 링거를 맞았어요. 거의 매일 새벽까지 경연 연습을 하고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도 들어야 했던 상황이라 잠을 거의 못 잤어요.(이하 편집자주-팬텀싱어 지원 당시 예일 음악대학원 졸업반이었던 존 노는 학교 온라인 수업과 경연을 병행했다) 피로를 회복할 시간이 없어 고생을 좀 했죠. 링거를 맞으면 얼굴이 붓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화면에 더 동글동글하게 나왔나.(웃음)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라비던스는 국악인, 성악가, 뮤지컬 배우라는 다채로운 멤버로 구성된 팀이다. 이 점이 팀 색깔로도 드러나는데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바울 - 다채로움 그 자체가 장점인 것 같아요. 이렇게 다양하게 모이기가 힘든데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팀이라 정말 좋아요.
존 노 - 팀원 각각 음악적 배경도 캐릭터도 정말 다르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팀을 너무나 원했기 때문에 팀이 결성됐을 때 정말 기뻤어요.
황건하 -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해도 저희의 색깔을 녹여낼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인 것 같아요.
첫 번째 1대1 라이벌 경연때 존 노와 김바울씨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지목을 당해 각각 월드뮤직과 팝에 도전했다. 성악가에겐 낯선 장르였을텐데 어땠나.
김바울 - 제가 팝을 부르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당시 김바울은 뮤지컬 배우 조환지에게 지목당해 미국의 록밴드 Fall out boy의 ‘The Phoenix’를 불렀다) 게다가 한 번도 불러보지 않았던 록 장르의 곡이어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죠. 저에겐 팬텀싱어를 통틀어 첫 무대가 가장 경직되고 긴장을 많이 했던 무대였던 것 같아요. 그 무대를 넘고 보니 두 번째 무대는 첫 번째보다 수월하고, 세 번째는 두 번째보다 수월해지더라고요. 그렇게 계속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존 노 - 저는 첫 경연때 영열이가 저를 뽑아서 고맙고 당황스러웠어요. 뽑기 전에 영열이가 저에게 미국에 언제 가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어? 왜 물어보지?”했는데 설마 저를 뽑을 줄을 몰랐어요. 제가 프로듀서 예선 때 늦게 와서 다른 분들의 예선 무대를 많이 못 봤거든요. 아는 사람도 없고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저를 뽑아줘서 고마웠어요.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의 황건하, 고영열, 존노, 김바울(왼쪽부터)이 서울 돈의문박물관 내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윤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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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열씨는 1대1 라이벌 경연에서 월드뮤직을 함께 부를 상대로 존 노를 지목했다. 언제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나.
고영열 - 맨 처음 프로듀서 예선 때 참가자들이 노래 부르는 걸 보고 미리 체크를 해뒀어요. 클래식한 노래를 하게 된다면 이 사람과, 다른 장르의 노래를 한다면 이 사람과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요. 그때부터 존 노 형을 마음에 두고 있었죠. 프로듀서 예선 때 존 노 형과 같은 조여서 형 무대를 직관했는데 정말 좋았거든요. 월드뮤직을 고르고 나서(일동 절규하는 모습 재현. 고영열은 라이벌 경연에서 부를 장르 선택 당시 “한글로 된 노래면 다 좋다”라고 이야기하고 월드뮤직을 뽑았다) 존 노 형을 지목했죠.
존 노 - 프로듀서 예선 때 영열이가 제 앞 순서에 노래를 불렀는데 피아노를 치며 판소리 ‘사랑가’를 부르는 걸 보고 진짜 감탄했어요. 판소리를 직접 들어본 게 처음이었거든요. 영열이 목소리가 흑인 목소리 같기도 하고 굉장히 소울풀했어요. 피아노까지 잘 치고, 정말 놀랐죠.
황건하씨는 라이벌 장르 경연에서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는 ‘칸초네’를 선택했다. 함께 부를 라이벌로 ‘칸초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유학생 장의현씨를 호기롭게 지목했는데 이탈리아어를 전혀 할 줄 모르더라. 평소에도 도전적인 편인가.
황건하 - 제가 당시에 칸초네라는 장르에 빠져있었어요. 부를 기회가 없었는데 이왕 선택권이 생긴 김에 정말 잘하는 사람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장의현 형을 뽑았어요. 배울 각오로요. 감사하게도 의현이 형이 잘 이끌어줘서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그 안에 다양한 노래, 발성, 음역대가 있다 보니 발성을 바꾸거나 다른 음역대의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요. “하면 하는 거지”라는 마음이었죠. 그래서 어느 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다채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택권이 있었던 고영열, 황건하씨와는 달리 존 노와 김바울씨는 지목을 당한 입장이었는데 만약 선택권이 있었다면 누굴 뽑을 생각이었나.
김바울 - 저는 ‘레떼아모르’에 김성식 형이요. 예선 때 성식이 형이 노래 부르는 걸 봤는데 소리가 정말 예쁘고 발성에 부드러움과 클래식함이 있더라고요. 저랑 잘 섞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함께할 같이 할 기회가 없었는데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존 노 - 저는 미국에서 늦게 오는 바람에 다른 참가자들 예선을 거의 못 본 데다 아는 사람도 없었는데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길병민이었어요. 마침 병민이가 먼저 와서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 이 친구랑 하면 친해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고영열씨는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예선 대기실 모여있는 30~40명의 참가자들을 본 순간’을 꼽았다. 성악 장르가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에서 국악 참가자로서 소외감이 들었을것 같은데 의외였다.
고영열 - 물론 제가 너무 다른 장르라 소외감이 없지는 않았어요. 근데 경쟁이라는 감정은 덜 했던것 같아요. 그때 대기실에서 다같이 긴장하며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내 모습도 같겠구나, 나중에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서 만나면 참 반갑겠다, 같이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장르를 떠나 참가자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그 대기실에서부터 시작됐던것 같아요.
존 노 - 영열이가 초반에 맘고생이 많았어요. 경연이다 보니 특히 초반에는 더더욱 섣불리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도 영열이를 만나기 전에 국악이라는 장르를 접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영열이가 거기서 살아남은거죠.
고영열 - 우리끼리 싸워서 결과를 내는게 아니잖아요. 각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프로듀서들이 내는 거니까요. 다같이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이다보니 한 명 한 명 응원해주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더 동지애와 전우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팀 ‘라비던스’의 황건하, 고영열, 존노, 김바울(왼쪽부터)이 서울 돈의문박물관 내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노정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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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참가자들이 불렀던 노래 중에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있나.
존 노 - 전 유채훈 형과 안동영이 불렀던 아이유의 ‘러브포엠’이요. 정말 좋았어요.
고영열 - 저는 존 형과 최성훈 형님이 불렀던 아비치의‘어딕티드 유’(Addicted you)요. 너무 멋있어서 ‘나랑 불렀어도 재밌었을텐데’라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김바울 - 저는 건하가 불렀던 칸초네 ‘칸타 빼르 아모르’(Canta per amor), 그리고 박현수가 불렀던 ‘휴먼’(Human)이요. 아 성훈이 형이 했던 ‘쉬’(She)도 불러보고 싶어요.
황건하 - 저는 병민우팀이 부른 ‘라이즈 라이크 어 피닉스’(Rise like a phoenix)가 계속 맴돌았어요. 언젠가 꼭 저 노래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바울이 형과 김민석 형이 불렀던 ‘세포시 아리아’(Se Fossi Aria)도 탐나는 노래예요.
총 4번의 결승 무대를 진행하는 동안 겹치는 장르가 없었다. 민요, 팝, 가요, 월드뮤직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선곡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나.
존 노 - 저희가 투표제를 했어요. 각자 가져온 노래들을 한 곡씩 다 같이 듣고 동그라미, 세모, 엑스로 점수를 준 다음 순위를 정해 1위부터 불러봤어요.
김바울 - 선곡 회의 때 한사람 당 스무 곡씩 찾아와서 총 80곡을 들어봤어요. 그중 10곡을 추려서 불러보고, 거기서 안 나오면 그다음 곡들을 또 불러보고. 듣기에는 좋은데 불러보면 별로인 노래가 있거든요. 그럼 다시 점수를 매기고 이런 식으로 나올 때까지 했죠.
네 명의 음악적 토대가 다른 만큼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고영열 - 존노 형님의 경우는 굉장히 발랄하고 특이한 노래,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노래를 많이 가져와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벽을 많이 허물어줬어요. “어? 이 노래를? 어? 해볼까?” 이런 마음을 먹게 하는 곡들이 많이 소개했고, 건하는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올드팝을 좋아해요. 건하 덕분에 올드팝을 많이 들었어요. 바울이 형님은 가곡 전문가예요. 바울이 형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가곡의 좋은 결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존 노 - 영열이는 생각보다 귀여운 노래를 좋아해요.(웃음)
고영열 - 선곡 회의때 가져가진 않았잖아.(웃음)
존 노 - 영열이가 가져오는 곡들은 재즈풍도 있고 음악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노래들이 많아요. 디테일이 있는 곡들을 많이 가져왔어요.
김바울 - 네 사람이 다 달라서 평소에 잘 접하지 않았던 다양한 곡들을 정말 많이 듣게 됐어요. 그게 라비던스의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각자 선호하는 음악이 다르다 보면 의견충돌이 생기지 않나.
황건하 - 그런데 생각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가져온 노래들을 대부분 다 좋아했어요. 더 많이 들을수록 좋은 곡들이 계속 나와서 오히려 그런 면에서 선곡에 어려움이 있었죠.
존 노 - 각자가 찾아온 곡에 애정이 있잖아요. 자기가 가져온 곡들의 좋은 점을 엄청 어필해요.(웃음)
김바울 - 영업을 하는 거죠.
고영열 - 근데 안 먹혀.(웃음)
황건하 - “응, 아니야”(웃음)
존 노 - 근데 아쉽지 않아. 어필했으니까.(웃음)
라비던스가 팬텀싱어3 결승 1차전에서 선보인 ‘흥타령’. 한의 정서를 남성 4중창으로 재해석한 이 무대는 전통음악의 새로운 변주를 보여주며 K크로스오버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JTB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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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요‘밀림 야폿 멜헬레헤’(Millim Yaffot Me’Eleh)를 부르고 있는 라비던스. JTBC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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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식이라면 같이 또 따로 엄청나게 많은 곡을 들었을 텐데 총 몇 곡 정도를 들어본 건가.
고영열 -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니 일단 개인이 한 곡을 고르는데 20곡 정도를 듣더라고요. 한 사람당 20곡을 골라야 하니 400곡을 듣게 되는 거죠. 이렇게 4명이 모이면 1600곡이라는 계산이 나와요. 한 무대에 선곡된 노래가 1600곡의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뽑힌 셈이에요.
김바울 - 근데 신기하게도 멤버들이 뽑아온 곡들이 한 번도 겹친 적이 없어요. 저희도 놀랐어요.
남도민요 ‘흥타령’을 4중창으로 재해석해 굉장한 화제가 됐다. 경연프로그램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인데 걱정이나 부담은 없었나.
존 노 - 걱정은 전혀 되지 않았어요. 확신이 있었거든요. 국악인인 영열이를 무기로 써서 한국적인걸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바울이랑 건하도 같은 생각이었고요.
김바울 - 저희가 연습을 하다가 장난으로 영열이가 예선에서 불렀던 ‘사랑가’를 4명이 화음을 맞춰 불러본 적이 있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국악을 해보자고 했었어요. 흥타령은 라비던스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었다고 생각해요.
고영열 - 사실 저는 팬텀싱어에서 국악을 하게 될 줄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도전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지원 했고, 팬텀싱어가 국악하는 사람들이 주류로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더욱 국악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결승 마지막 무대에서 부른 이스라엘 노래 ‘밀림 야폿 멜헬레헤’(Millim Yaffot Me’Eleh)도 충격이었다. 이전 경연에서 쿠바, 그리스 노래를 선보이긴 했지만 월드뮤직 중에서도 이스라엘 노래는 매우 낯선데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영열 - 힘들었어요.(웃음) 항상 무대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노래 부르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어를 포함해 그 안에 정서를 이해하려고 많은 시간을 기울이는 편이에요. ‘밀림 야폿 멜헬레헤’를 준비할 땐 이스라엘 선생님을 모셨어요. 히브리어가 저희가 도저히 읽을 수가 없는 그런 문자들이어서 선생님이 꼭 필요했어요. 중요한 단어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각자 부를 파트의 해석을 비교해가면서 이입을 했죠. 함께 있을 때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다른 나라의 노래를 할 때는 그 나라에 대해 알고 불러야 감정이 나오더라고요.
존 노 - 이스라엘도 작은 나라고, 한과 흥이 있는 나라라고 해석했어요. 도전적이면서도 의미가 있는 선곡이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낯선 음악이다 보니 이질감 때문에 우리를 안 뽑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만약 이 곡을 포기했다면 라비던스라는 이름의 정체성을 잃었을 것 같아요.
김바울 - 생각보다 선곡을 할 때 ‘이게 먹힐까?’ ‘너무 모험인가?’ 이런 고민을 많이 안 했어요. 저희는 계속 확신이 있었거든요. 이스라엘 곡도 큰 고민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했어요.
황건하 -‘하고 싶은 걸 해보자’,‘길게 보자’라는 생각이 모두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장르를 하더라도 녹아들 수 있는 라비던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싶었고 그래서 한 곡 한 곡에 그 정체성을 담아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밀림 야폿 멜헬레헤’를 부른 이후 라비던스의 무대가 이스라엘 방송에 소개가 됐다. 원곡자인 이스라엘 뮤지션 이단 라헬로부터 러브콜도 받았다고 들었다.
존 노 -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방송이 나가고 원곡자인 이단 라헬측에서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어요. 프로젝트에 관한 이메일을 주고 받는 중이에요.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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