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원유 기본가격조정 협상위원회에서 낙농가와 유업계 측은 원유가격을 ℓ당 21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원칙대로라면 다음달 1일부로 인상해야 하나 코로나19로 유업계가 직격탄을 입은 점 등을 고려해 시행일을 1년 유예키로 했다. 다만 이는 잠정 합의안으로 오는 28일 열리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시행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원유의 기본가격은 매년 5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전년대비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이 이뤄진다. 지난해엔 2018년 우유 생산비가 2017년보다 1.1% 증가한 데 그쳐 협상 테이블이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올해는 합의안을 반드시 도출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우유 1ℓ당 생산비는 2017년(766.73원) 대비 23.33원 증가한 790.06원이다. 원유 기본가격 산출법에 따라 올해 인상 협상 범위는 1ℓ당 21~26원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통상 협상 범위 내 중간값으로 인상폭이 책정됐지만 올해는 24원이 아닌 21원으로 잠정 합의됐다"며 "코로나19 등의 변수로 우유 수요가 급감한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유가격 연동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 연동제는 당시 구제역 파동으로 어려워진 낙농가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만든 제도다. 시장 수급상황이나 대외변수와는 무관하게 낙농가의 생산비 변동만 고려해 원유 가격을 조정하고 있어 유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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