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본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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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금융당국의 비효율적인 관리 체제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다른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현행 금융감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강도높은 비판도 쏟아졌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21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정의당 배진교 의원 주최로 열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본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섣부른 금융규제 완화가 결국 투자자만 피해를 떠안은 대규모 금융사고를 만들어냈다"며 "정책당국은 대책없이 규제를 풀었고, 관리·감독 기관(금융위원회)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대한 관리 제재 준비에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019년 DLF 사태에 이어 올해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들이 대규모 환매중단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금융감독 관련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교수는 특히 이번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는 예견된 사고였다고 바라봤다.
그는 "2003년 신용카드 위기, 2011년 저축은행 줄도산, 2018년 인터넷전문은행 위기 등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과도한 규제완화가 불러온 대형 금융사고"라며 "규제사각지대에 대한 규제장치도 없이 시장 활성화만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모펀드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작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에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4년 금융위가 정부입법으로 발의하고 이듬해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개인 투자자의 최소 투자금 한도는 기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인하됐다. 또한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헤지펀드)의 등록 요건도 종전의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문턱을 낮추면서 펀드 운용사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이 가운데 부실한 펀드·채권을 무분별하게 판매하는 악성 펀드운용사가 나타나는 사각지대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 나아가 현행 금융당국 시스템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제2, 제3의 라임사태는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간 괴리감이 시장 관리·감독의 비효율성을 높이면서 금융 시스템의 퇴행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현행 금융감독기구체제의 문제점은 금융 감독의 독립성 확보가 미흡하다는 데 있다"면서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의 분리 필요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실제 지난 2013년 동양사태 당시 금감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먼저 인지했음에도 감독규정에 대한 제·개정 권한이 없어 지지부진한 사이 사태의 심각성을 키웠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2018년 삼성증권 배당사고를 비롯해 최근 은행들의 DLF 위반 사태와 운용사들의 부실 펀드 판매 등은 양 기관의 수직적이고 이원적인 금융 체제로 인해 문제를 적기에 해결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도 힘든 이같은 체계를 수정해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독립된 금융감독기구로 이관, 독립적이고 상호 견제할 수 있는 체제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배 의원은 "사모펀드 사고의 원인을 방치해둔다면 제2의 라임, 제2의 디스커버리, 제2의 옵티머스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사모펀드 이슈는 규제완화가 가진 긍정적 측면을 살리고 부정적인 것을 단절할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금융사고 발생 이전에 전조현상을 인지해 감독체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자체 능력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답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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