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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거침없는 이재명 "서울·부산시장 공천 안돼"…이낙연 오차범위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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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법의 족쇄'에서 벗어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일 광폭 행보를 선보이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독주 체제였던 차기 대선 판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이낙연 의원을 처음으로 오차범위 이내(±3.1%포인트)로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지사는 부동산 정책 같은 굵직한 국정 현안부터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공천과 같은 민감한 당내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내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대조를 보이면서 지지율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지사는 18.7%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기록했다. 유력 경쟁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23.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이 지사가 이낙연 의원을 오차범위 내로 추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6일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정치생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 처음 진행된 조사여서 관심이 쏠린다.

앞선 여론조사에서(오마이뉴스·리얼미터 정기 여론조사 기준) 이낙연 의원 선호도는 지난 4월 40.2%를 기록한 뒤 5월 34.8%에 이어 6월 30.8%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판결 이후 이 지사 행보가 훨씬 넓어졌다"며 "이재명표 '사이다 발언'으로 치고 나가면 (이낙연 의원과)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여론의 관심이 쏠린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 지사는 19일엔 부동산 공급대책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도심 재개발과 용적률 상향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일에도 민주당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관련 여론조사 결과 국민 60.4%가 그린벨트 해제가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17일엔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세제 개편안 재검토를 지시하자 "결정을 환영한다"며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뿐만 아니라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 피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맞닥뜨린 고민인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공천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후보를 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공천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답했다. 그는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한다"면서 만약 공천하게 되면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이 규정대로 하지 않으면 국민이) 안 믿는다. 또 거짓말을 한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선을 할 경우 공천을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부정부패'와 관련된 사건에 한하는지 성폭력을 포함하는지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대선 경쟁자인 동시에 당대표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부터 결론을 내리는 건 옳지 않다"며 "당 안팎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대표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재보선 공천 문제는 차기 지도부에 권한이 주어진 중대 사안임에도 이 지사의 한마디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현상을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벌써부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이날 오전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하며 "제가 당이나 정부에 대해선 극도로 언급을 자제해왔다. 대처가 좀 굼뜨고 둔감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후보이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현안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승가도를 달리는 이 지사에게도 약점은 있다. 당내·원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친문 세력의 비토는 여전히 강하다"며 "지금은 로키(Low-key)로 가야 할 시점이다. 부름이 있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국회와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 서울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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