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먹는 물 원수에서 간질 치료제 성분이 확인돼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이윤호 교수(사진)팀은 부산 수질연구소와 함께 먹는 물 원수를 조사한 결과, 간질 치료제 성분인 ‘가바펜틴’이 존재하며 염소 수처리 과정에서 독성 가능성이 있는 부산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 온라인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낙동강 유역의 하수 방류수와 낙동강 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수 방류수의 24개 시료에서 평균 1285ng/L, 낙동강 물 22개 시료에서 평균 304ng/L의 가바펜틴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생활 하수가 가바펜틴의 주요 배출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바펜틴은 낙동강 하류의 정수장 원수에서도 확인됐는데,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염소와 만나 ‘가바펜틴-니트릴’이라는 부산물이 생성된다는 점이 발견됐다. 일부 니트릴 작용기 물질은 체내에 흡수되면 시안화이온, 즉 청산가리로 분해되지만 연구팀은 가바펜틴-니트릴의 경우 시안화이온으로 분해될 가능성은 낮은 물질이라고 밝혔다. 또 확인된 가바펜틴-니트릴도 정수장의 후속 공정에서 대부분 제거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농도가 떨어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윤호 교수는 “당장 특정 위험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약품이 먹는 물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후속연구를 통해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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