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생산시설 풀가동 연간 600만명분 생산 가능
보급형 가격 추진… "코로나로 이익보는 사업모델 추구 안해"
셀트리온(068270)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부터 10배치 정도의 상업 생산을 할 것"이라며 "생산 종료 시점은 임상2상 종료 시점과 겹치는데, 임상2상이 끝나고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셀트리온 |
서 회장은 "항체 치료제는 메카니즘이 규명돼 있어 부작용은 낮을 것"이라면서 "효능은 동물실험에서 본 것과 같이 좋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항체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라면서 "기업들은 부작용이 적으면서 효능이 좋고 보급형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경쟁 중"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공익재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은 가급적 개발비용과 제조원가를 낮춰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모델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질병관리본부와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고 인체 임상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돌입하는 임상 1상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승인 직후 피험자에게 첫 투여를 시작해 올해 가을쯤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은 현지 환자들이 참여하는 임상 1상을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최종 협의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후 글로벌 임상 2, 3상을 통해 경증환자, 중등증환자를 대상으로 총 2개의 임상을 진행하면서 올 연말까지 이들 임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확보하고, 밀접접촉자에 대한 예방임상도 연내 실시해 내년 3월까지 결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내 치료제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 회장은 "국내에서 진행하는 임상 1상은 50명, 글로벌 2상은 200~300명, 3상은 2000~30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을 계획한다"면서 "한국 식약처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 기간 단축을 위해서는 환자 모집이 빨라야 한다"며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잡아놨지만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다.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과 효능에 큰 갭이 없다면 긴급사용승인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기업이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생산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송도 생산시설을 최대한 가동했을때 코로나 항체 치료제는 연간 600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항체는 1년 6개월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야 안정적으로 투여가능하고, 유통과정 상 9개월치는 꼭 필요하다"면서 "우리도 기존 제품 생산을 유지하면서 코로나 치료제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CMO(위탁개발) 업체들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2월 말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액을 확보한 후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스크리닝한 후 그 중 가장 강력한 중화능을 보이는 항체를 선별해 지난달 페럿(Ferret)을 대상으로 첫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페럿을 대상으로 한 효능시험에서는 폐의 염증 수준이 현저히 개선되고 바이러스 역가가 100분의 1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한 햄스터 실험에서도 약물 처리 후 효과를 살펴봤을 때 바이러스가 190분의 1 이하로 감소했으며, 부검 후 육안으로 관찰한 폐 모양에서도 대조군 대비 염증이 뚜렷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인체 임상시험 돌입을 위해 동물실험과 동시에 인체 임상시험에 필요한 항체 치료제 물질도 생산해 왔으며, 현재 계획 중인 인체 임상을 위한 물질 생산은 이미 완료한 상태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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