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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비대면 계좌개설 안 된다고요?"… 뿔난 제놀루션 공모주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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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 수도권에만 있는 영업점 직접 가야 계좌개설

개인 투자자 임모(45)씨는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제놀루션의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 상장주관사인 신영증권(001720)의 미성년 자녀 명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열었다.

제놀루션은 2006년 설립된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으로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으며 이번에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206곳이 참여해 11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1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오는 24일 상장된다. 14,15일 양일간 일반인 공모 청약을 받았는데 신영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선정돼 청약이 시작된 14일까지 신영증권의 계좌가 있어야 했다.

임씨는 오랜 기간 이 증권사의 HTS를 사용하지 않아 사용정지가 돼있어 이를 해제하기 위해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사용정지 해제는 영업점에 직접 가야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신영증권은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부를 비롯해 전국에 10개의 영업점만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한곳에 가야만 HTS 사용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비밀번호를 수차례 잘못 입력해 사용이 정지된 경우 대부분의 증권사는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사용정지를 해제해준다. 그러나 단순히 사용을 오래 하지 않은 계좌에 대해선 공인인증서 등으로도 바로 다시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많다.

조선비즈

서울 명동 신영증권 영업점. /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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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에서 투자자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 공모주 청약을 하는 것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대형 증권사와는 달리 비대면 계좌개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영증권 영업점이나 은행 연계 계좌 개설이 가능한 KB국민, 신한, 농협은행 영업점에 방문해야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임씨는 "결국 공모주 청약을 포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공모주 청약을 주관하면서 전국에 몇 곳 없는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들라고 하는 게 황당했다"며 "최근 점점 더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는데 아무리 작은 증권사라도 이렇게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대부분의 증권회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HTS로 출고(주식 옮기기)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신영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아직도 비대면 서비스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

주요 증권사 중 부국증권(001270)도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증권사 계좌를 만들기 위해선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부국증권은 서울 여의도 본사 영업부를 포함해 전국에 5개의 영업점만 운영하고 있다. 이마저도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부천시, 성남시, 고양시 등 서울과 경기도에만 있어 부국증권 계좌를 만들기 원하는 지방 투자자들은 수도권으로 와야 한다.

주식을 다른 계좌로 옮기려면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곳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본인 계좌에 있는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해선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006800)등 대형 증권사들은 HTS나 MTS 등을 이용하면 바로 할 수 있는 업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주식을 옮길 때는 확인할 사항이 많아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IBK투자증권의 전국 영업점은 26곳에 불과하다. 유진투자증권(001200)도 다른 사람 계좌로 주식을 옮기기 위해선 영업점을 방문해야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증권사가 많은 비용을 들여 전산투자를 해야하는데 소형 증권사들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런 투자를 하기 보다는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연령 자산가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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