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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단독] 미국 타임스퀘어에 '손정우 송환' 요구 광고가 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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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관련 광고 위한 모금, 2시간만에 '달성'
"韓 아동 성착취물 유포자 처벌 실태 알릴 것"
한국일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뉴욕시가 2단계 경제 재개 조치에 들어간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맨해튼 중심가 타임스퀘어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탁자에 앉아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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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 바로 '타임스퀘어'일텐데요. 뉴욕 42번가와 7번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이 삼각 지대는 곳곳에 우뚝 솟은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의 광고탑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치열한 광고 경쟁을 벌이는 세계적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이 곳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광고가 걸릴 지도 모른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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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등 국내 아동 성착취물 관련 처벌 실태를 알리기 위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를 집행하려는 단체(K-PedOPhile)의 게시물.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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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동 성 착취물 실태 고발 타임스퀘어 광고 모금 안내'라는 게시글이 퍼졌습니다. '케이(K)-페도파일(소아성애자)'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한국의 아동 성착취물 유포자 처벌 실태의 외신 공론화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뉴욕 타임스퀘어 등 외국 매체에 홍보물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모금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법원으로부터 미국 인도 불허 결정이 나면서 1년6월의 수감을 끝으로 자유의 몸이 된 손씨 등 국내의 아동 성착취물 관련 범죄인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해외에 알리겠다는거죠. 이들 단체는 '손정우법'으로 불리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휴대폰 문자와 팩스, 이메일 등을 보내는 집단 행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아이돌부터 '박근혜 석방' 광고도…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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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연이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걸렸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하 광고(왼쪽 사진)와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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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임스퀘어에 국내에서 만든 광고가 실리는 일은 그리 드물진 않습니다. 국내 아이돌 및 연예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은 모금 광고는 이제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고, 정치인 관련 광고가 물의를 빚기도 했어요.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 광고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하 광고가 연달아 게시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의 소행으로 밝혀지기도 했죠. 지난해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타임스퀘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실루엣 사진을 담은 광고를 내걸기도 했는데요. 'RELEASE THE TRUTH(진실을 밝혀라)'는 문구도 적혀있어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광고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 밖에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국 음식 및 관광 등도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종종 오르곤 합니다.

'손정우 광고' 모금, 2시간만에 마감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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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에 분노한 사람들'에 참여한 시민들이 1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앞에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사법부를 규탄하며 '분노한 우리가 간다'를 주제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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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타임스퀘어 광고는 위치 및 크기, 송출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사진(이미지) 형태의 경우 하루에 보통 3,000달러~5,000달러(한화 약 360만원~600만원)에 집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동영상 광고는 1,000만원~5,000만원까지 든다고 하네요.

이날 이른바 '손정우 광고'를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인 케이-페도파일 측은 정확한 금액을 밝히진 않았으나 모금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목표액이 달성됐다고 알렸습니다. 그만큼 그의 미국 송환 불허를 둘러싼 시민들의 분노가 크다는 거겠죠. 부끄럽지만 직면해야 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미국 타임스퀘어 한복판에서 마주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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