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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미국 할리우드는 지금 '북한 악당 만들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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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등 여론 악감정에 영화 '올림푸스' 큰 인기

'지.아이.조2'도 곧 개봉

HanKookI

미국 영화업계 할리우드가 북한을 새로운 악당으로 등장시킨 영화 '올림푸스 함락되다'(Olympus Has Fallenㆍ이하 올림푸스)가 대박을 터뜨렸다. 올림푸스는 22일 개봉한 후 불과 사흘만에 북미지역에서 3,050만달러의 관객수입을 올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주말 개봉해 바로 3,0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영화는 1위에 오른 '크루즈'와 '올림푸스'가 전부다. 영화는 통일을 꿈꾸는 북한 출신 무장단체가 백악관을 공격해 대통령을 인질로 사로잡고 주한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제작비 7,000만달러가 든 올림푸스의 인기는 영화 자체의 재미보다 북한 위협이란 외적 요인이 더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이어 워싱턴에 핵공격 위협을 가하자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다뤘고, 미국 정부도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위협의 단계를 높였다. 미국민이 이란과 함께 북한을 중대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갤럽의 조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할리우드가 이런 미묘한 시점과 여론의 악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셈이다.

영화에서 북한 출신 테러범들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백악관을 지상과 공중에서 기습, 점령하고 전투기로 미국 시민을 공격한다. 미국 대통령과 참모들이 백악관 벙커에서 인질로 잡히는 과정에서 한국 정상은 희생된다. 이 때 백악관 비밀요원들은 백악관을 뜻하는 암호명 올림푸스가 함락됐다고 교신한다. 북한 테러범들은 미국 핵무기 암호명까지 탈취하려 하지만 결국 전직 특수군 출신의 한 비밀요원에 의해 모두 격퇴된다. 스토리 전개는 1988년 영화 '다이하드' 1편에서 뉴욕 경찰이 홀로 점령된 빌딩에서 테러범에 맞서 싸우는 설정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올림푸스 외에 곧 개봉될 영화 '지.아이.조 2(G.I.Joe:Retaliation, 2013)'도 북한을 악당으로 묘사하고 있다. 한국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이 영화는 미국 최정예 부대원들이 북한에 잠입하고, 북한이 미국에 핵무기를 발사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레드 던(Red Dawn)'은 원작까지 수정해 소련이 아닌 북한 정규군이 미국 본토를 침공하는 내용으로 설정돼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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