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 등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고소인에 대한 신상털기 등 2차 가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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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직후 ‘함구령’을 내리는 등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었지만, 박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 뒤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모가 끝난 후에는 박원순 시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도 반드시 이루어져 피해 여성의 억울함도 해결해야 한다”며 “이것이 공정과 정의이고,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이어 “과거 ‘미투 운동’ 열풍이 불 때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셨던 더불어민주당도 당연히 동참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명복을 빈다”면서도 “박 시장의 장례와 관련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움직임이 있는데 결단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 없는 피해자의 고뇌, 아픔을 우리 국민들이 함께 보듬어주고 지켜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 수사 과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의 누군가가 어떤 경로로 성추행으로 고소된 사실을 박원순 시장에게 알려주었고, 그것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연결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갖고 있다”며 “정상적인 절차라면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피고소인을 소환해서 조사했어야 하는데, 중간에 (박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밝힐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일로 예정된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의혹을 따져보겠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한겨레>에 “고소인이 직장에 피해 호소를 했는지, 했다면 정해진 절차대로 처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히 사인 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하고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추가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한 목소리를 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지만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작지 않다”며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으면 옳은 일과 옳지 않은 일이 뒤바뀌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일마저 일어난다”며 성추행 의혹 사건의 시비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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