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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여행도 `드라이브 스루`…방방곡곡 길 따라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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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심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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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창풍찻길.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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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휴가 포인트 SAFE의 완성은 'E' 친환경지대(Eco-Area)다. 천혜의 자연을 품고 뻥 뚫린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하는 것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대표적인 E여행 포인트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코스다. K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드라이브 스루'. 이게 대박이다. 여행에도 먹힌다. 예전 같으면 목적지로 가는 길에 스쳐가는 드라이브 코스들이 '스루(Thru) 목적지'가 되고 있다. 쾌적한 해변. 숲. 당일치기. 비대면. 거기에 정확히 시속 60~70㎞ 속도감으로 지나치는 풍광. 그야말로 힐링과 안심 나들이의 드림팀이다.

◆ 반나절에 치고 빠지는 힐링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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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새천년 해안도로.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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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를 떨치는 데 '힐링로드'만 한 게 없다. 가볍게 반나절, 길어야 하루 새 찍고 올 수 있는 보석 같은 '드라이브 스루' 포인트. 외워두시라, 꼭 가보시라.

드라이브가 매력적인 건 비대면이기 때문이다. 혼자 가도, 가족가 함께 가도, 타인과 부딪힐 일이 없다.

첫 코스는 청정 여행지로 뜨고 있는 강원권이다. 아예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동해 넘어 삼척까지 질주하자. 넘버원 드라이브 스루 여행지는 '삼척 새천년해안도로'다. 소원의 탑 아래에서 소원 하나를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어 연말 연초면 늘 붐비는 곳이다. 코로나19로 거리 두기 한창일 때가 오히려 기회. 검푸른 동해, 진한 갯 내음에 창문을 열고 달리기만 해도 코로나 블루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도로는 삼척 해수욕장과 삼척항을 잇는다. 길이는 4.8㎞. 자연이 깎고 다듬은 기암괴석과 우거진 송림이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날이면 도로 위로 솟구칠 듯 파도가 몰아친다. 소원 명당이 있는 소망의 탑과 바다를 끼고 도는 비치조각공원 덕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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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해안도로와 맞짱을 뜰 수 있는 코스가 강릉 헌화로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아 그야말로 이국적인 분위기다. 운전을 하다 보면 어깨 너머로 파도가 넘실대는 느낌이 들 정도.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가 이곳이다. 옅은 옥빛에서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이 백미. 그러고 보니 낯이 익다. 맞다. 인기 드라마 '시그널' 최종회에서 항공 촬영을 통해 소개된 바로 그 장면의 그곳이다.

이 드라이브 코스는 강원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북으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하이라이트 구간은 금진해변에서 금진항을 지나 심곡항에 이르는 그 사이. 파란 하늘과 웅장한 해안 절벽, 쪽빛 바다가 어우러지며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들어낸다. 2㎞ 남짓 짧은 거리가 아쉽다면 금진항이나 심곡항에 차를 세우고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로와 바다 사이에 길이 있어 걷기 편하다.

시간이 남는다면 속초까지 찍어봐도 좋다. 다만 '대면'은 각오해야 한다. 속초 중앙시장의 닭강정과 함께 아바이마을의 아바이순대만큼은 기어이 맛보실 것. 후식은 안목해변 커피 한잔이다. 조금 여유가 된다면 숨은 소원 명당 송라사 소원 맷돌을 찾아볼 만하다. 워낙 외진 곳에 있어 찾기 힘들지만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가는 까닭이 있다. 소원 성취 여부를 즉석에서 알려주는 맷돌이 있어서다.

송라사 맷돌은 독특한 형태다. 맷돌을 가는 아랫돌만 놓여 있고 그 위에 어른 얼굴만 한 차돌이 하나 얹혀 있다. 그 차돌을 잡고 마음속으로 소원을 빈다. 그다음 차돌을 맷돌 윗돌처럼 돌린다. 빡빡한 느낌이 들고 차돌이 돌아가지 않으면 소원 성취, 반대로 기름을 바른 듯 슬슬 잘 돌아가면 소원 실패다. 말이 안 된다고? 가보면 안다. 진짜 현장에서 슬슬 잘 돌던 차돌이 어떤 사람에겐 턱턱 걸리며 멈추는 걸 보면 놀랄 노자다.

◆ '안심 로드' 남도를 누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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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백수해안도로.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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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찍었으니 이번에는 남도행이다. 남도에도 유독 드라이브 스루 명당이 많다. 휴가철 남행을 고집한다면 '영광 백수해안도로'만큼은 체크해 두실 것. 굴비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를 뻗는다. 심지어 굴비를 제치고 영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니 말 다했다. 칠산 앞바다의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크고 작은 섬들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게 제맛이다. 드라이브광들은 삼척 새천년해안도로에 필적할 만한 서해 대표 드라이브 코스로 이곳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굽이 도는 10㎞ 해변길을 달리다 보면 해안절벽 사이로 멋들어지게 솟아오른 바위들과 여기저기 자리한 암초들이 오묘한 풍광을 조합해낸다. 골든타임은 볼 것 없다. 무조건 일몰이다.

경상도 쪽이라면 통영 삼칭이길을 강추. 경남 통영 삼칭이 바윗길은 통영 영리마을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총 4㎞ 해안도로다. 푸른 바다 위로 별 같은 윤슬이 가득한 풍경은 황홀 그 자체다. 95% 정도가 평지다. 잠시 차를 대고 쉬어가기도, 해안도로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 바람을 맞으며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다. 모든 게 귀찮다면 그저 바다만 보고 돌아가도 좋을 길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쭉 가다 보면 '통영등대 낚시공원'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 한산대첩으로 유명한 한산도가 맞은편에 있어 뜻깊은 역사의 순간까지 느껴볼 수 있다.

해안도로를 쭉 가다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삼칭이 바위를 만난다. 이 바위에 얽힌 설화도 알아두실 것. 선녀 3명이 옥황상제 근위병 3명과 사랑을 나누다 들키는 바람에 벼락을 맞고 돌로 변해 지금 형상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부산행을 택했다면 요즘 핫플(핫플레이스) 기장으로 넘어가는 길에 송정 달맞이고갯길을 추천한다. 굽이굽이 S자로 휘어지는 놀라운 코스다. 주의 사항 한 가지. 풍광에 집중하다 보면 운전 실수를 할 수 있으니 그저 앞만 보며 분위기를 즐길 것.

제주에도 핫한 드라이브 스루 코스가 있다. 신창풍차해안도로다. 제주 서쪽 끝을 따라 연결된 도로다. 해상풍력 단지가 있어 줄지어 선 풍차를 만나는 맛이 일품. 하얀 풍차와 에메랄드빛 바다는 답답한 우리 마음에 청량함을 선사한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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