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돈 맡기면 알아서 굴려준다···'부자 놀이터' 몰려간 동학개미

올해 1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죠. 워낙 금리가 낮아 마땅히 돈 굴릴 방법이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부동산은 규제에 막혔고, 주식투자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믿었던 펀드마저 최근엔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경고음이 커졌죠. 랩어카운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다는데 [그게머니]가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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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싸다’는 뜻의 랩과 ‘계좌’를 뜻하는 어카운트의 합성어다. 여러 자산을 둘러싸듯 한꺼번에 관리해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돈을 맡기면 증권사가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 운용한다.

=랩은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편입 종목과 비중이 대체로 고정된 일반 펀드와 다른 점이다. 채권·주식 등에 집중됐던 상품 구성도 최근엔 해외 유망기업이나 원자재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증권사에게 운용을 맡기지만 계좌 내 자금 흐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최근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정보가 부족하거나 제때 매수·매도를 할 여력이 없다면 미국 기업을 담은 랩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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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추니 뜨는 몸값

=이런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2016년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금은 120조원 안팎이다. 올해 들어서는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 가입자는 173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치다. 가장 최근인 5월엔 소폭 감소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문턱을 낮춘 게 일단 효과를 보고 있다. 원래 랩 시장은 부자들의 놀이터란 인식이 있었다. 최소가입금액이 5000만~1억원 수준이라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1000만원 이하로 낮아졌고, 10만원대 적립식 상품도 등장했다. 알아서 굴려주는 만큼 수수료로 비싼 편이었는데 최근엔 1% 이하인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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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랩 사볼까?

=가입자가 늘면서 증권사도 다양한 랩을 마련해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랩도 있고, 배당주 등 주제별로 묶은 랩도 많다. 삼성증권이 지난 4월 출시한 ‘삼성 글로벌 1% 랩’은 정보기술(IT)·헬스케어 등 4개 섹터에서 향후 세계적인 지배력을 가질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삼성전자 한 종목을 분할 매수 전략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 국민기업 랩’을 선보였다. 급락했던 증시가 회복하던 시기와 맞물려 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엔 한국판 뉴딜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춰 분할 매수하는 랩도 선보였다. 디지털뉴딜∙그린뉴딜∙시스템반도체∙바이오∙미래차 등 10개 기업에 투자한다.

=KB증권의 ‘에이블 어카운트랩’도 잔고가 6조원 이상인 대표적인 랩 상품이다. 국내외 주식·채권·대체 투자 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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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랩도 엄연히 금융상품이다. 원금 보장이 안 되고, 예금자 보호 역시 받을 수 없다. 수익률을 보기 전에 위험성부터 따져야 한다.

=랩은 소수 종목에 투자한다. 일반 펀드와 차이점인데 한 종목에 20~30%씩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흔하다. 상황이 좋으면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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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입하나?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려면 보통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다수 증권사가 영상통화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직 모바일로 가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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