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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경실련 "22번째 부동산대책도 '땜질처방'…임대사업자 특혜 즉각 제거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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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세율 조정하는 땜질식 조세정책만으로 부동산시장 과열 막기엔 한계. 이번 대책 역시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안타까울 따름"

세계일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가 10일 발표한 22번째 부동산 대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날 논평에서 "세율을 조정하는 땜질식 조세정책만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대책 역시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은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에 중점을 둔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번 안은 현행 과표에 따른 종부세 최고세율을 6%대로 인상하고 2년 미만 단기보유주택의 양도소득세 인상, 임대등록제 단기임대 및 아파트 장기 일반 매입임대 폐지 등을 골자로 한다.

경실련은 "이번 종부세안의 최고세율 6%는 개인과 주택임대사업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법인 특혜를 유지하면서 개인 주택에만 중점을 둔 종부세안으로는 불로소득 환수와 부동산 거품 제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임대등록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도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특혜를 축소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등록주택의 경우 등록말소 시점까지) 남은 기간 특혜를 보장해주도록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다"며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줬던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에 매물이 나오도록 즉각 특혜를 제거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내세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조정과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 등에 대해선 "신도시가 공기업과 민간업자의 장사 수단으로 변질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강행은 투기 조장책이자 민간 특혜책일 뿐"이라며 "공공이 직접 개발해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 법인 보유세 강화 ▲ 저렴한 공공주택 확대 ▲ 분양가상한제 전면실시 및 분양 원가 공개 ▲ 후분양제 법제화 ▲ 공시가격 현실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당정이 조속히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실수요자가 아니면서 부동산으로 부의 축적을 하는 게 더는 어렵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정책 발표 이후 시장의 일시적인 반응을 보고 근본적인 대책도 아닌 것을 남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부족한 세금 거두기 위한 '꼼수' 증세 대책"

미래통합당은 10일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에 대해 "집값 안정화 대책이라기보다는 부족한 세금을 거두기 위한 꼼수 증세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부동산 시장 정상화 특위 첫 회의에서 "정부가 22번째로 낸 이번 대책은 다주택자의 단기거래에 대해 양도세와 취득세 등을 중과세하고 종부세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도 담겨 정책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임대사업자로부터 커다란 반발을 살 게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권에서 앞서 21차례 부동산 대책이 있었지만, 정부가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에 하루 사이에 매매가 1억원을 올려도 5분 만에 거래가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 증여는 지난해보다 49% 증가했다"면서 "양도세가 증여세와 차이 없을 정도로 높기에 집주인은 차라리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을 갖게 됐고 여권 인사도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다주택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김 장관을 두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고 국민과 싸우겠단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거듭 해임을 요구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번 정부 대책의 핵심은 징벌적 과세, 세금폭탄"이라며 "결국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집 가진 자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송석준 의원은 "근본적으로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장이 원하는 공급을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 "용적률 규제제한을 과감하게 풀어서 계획되고 준비된 재건축, 재개발 지역은 당장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대책에서 생애최초 주택 구입 지원 강화, 서민·실수요자 소득요건 완화, 청년층 청약 제도 개선과 주택 공급확대 방안을 제시한 것은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시민 10명 중 6명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부정적'"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8일부터 사흘간 조사한 결과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4%로, '잘하고 있다'는 답변(17%)에 47%포인트 앞섰다.

부정적 응답은 6·17 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초보다 22%포인트 늘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9월 13일 61%였다. 당시는 정부가 8·27 대책을 내놓은 직후로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시기다.

향후 1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61%가 '오를 것'이라고 답하며 마찬가지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보다 6%포인트 오른 수치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고, 18%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를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로 나타났다.

완화해야 한다는 답변은 30%였다.

응답자의 44%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 '현재보다 높아야 한다'고 봤다. '낮춰야 한다'는 응답 33%에 비해 11%포인트 높았다.

한국갤럽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효성과 별개로 투기 억제·시장 안정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관련 세금 인상에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만 18세 이상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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