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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與, 박원순 빈소 조문 행렬…성추행 의혹 질문에 이해찬 `버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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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당 차원 대응 묻자 "최소한 가릴 게 있다" 쏘아붙여

참담한 심정 한목소리, 의혹엔 `뭐라 할 상황 아냐` 말 아껴

추모 열기 속 `조문 않겠다` 2차 가해 우려 제기도

[이데일리 김겨레 권오석 김정현 기자] 실종 7시간 만인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들은 황망해 하면서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고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삼갔다. 이해찬 대표는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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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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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비보에 `황망` `침통`…이해찬, 성추행 의혹 질문에 “예의 아니다” 버럭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여권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박홍근, 남인순, 기동민, 김원이, 천준호, 허영 등 10여명의 의원들은 빈소가 마련되기 전부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지켰다. 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40년 지기인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들은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정오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70년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 해 온 오랜 친구”라며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서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인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를, 서울시를 위해서 할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 하도록 하겠다.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고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대응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고 쏘아붙였다. 고인은 자신의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전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장관은 의혹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전 장관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이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라 위로의 말을 들을 상황도 아니다”면서 “모레 다시 방문하겠다”고 했다.

오후 1시35분쯤 빈소를 찾은 김두관 의원은 “한국 시민사회 지평을 연 사람이고 참담하다”며 심정을 밝혔다.

김 의원은 “가끔 만나긴 했지만 정말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같이 일해보자는 말씀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나 할 일이 많은 분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성추문 의혹에 대해선 “들은 바가 없어 뭐라 말할 입장이 못 된다”며 “고인이 됐는데 법적으로 공소권 없는 것으로 정리됐고, 언급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위대한 시민운동가이기도 하고 서울시장으로서 국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갑자기 떠나 황망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고인이 하려다 못한 모든 국제적 국가의 과제를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나가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애도의 글이 줄이었다.

안규백 의원은 “하늘도 서러워 통곡의 비가 내리고 있다”며 애통해 했고,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의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강남북 균형 발전에 앞장선 고인을 가슴 깊이 애도한다”며 “영원한 서울시장으로 우리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비보를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 사망 소식을 접한지 13시간이 넘어서야 애도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는 내 아우`라고 한 말이 제게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고 애통해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2003년 어느 밤 지역 투쟁을 하다 올라온 말단 환경운동가를 불러 하소연을 들어준 분. 믿을 수가 없다”고 고인을 추억했고, 김남국 의원은 “못다 이룬 꿈과 뜻은 후배들이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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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열기 속 2차 가해 우려 목소리도

일부에선 고인을 향한 추모 열기에 밀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한다. 그러나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영화 `굿 윌 헌팅` 속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란 영화 대사를 인용한 그는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신`은 성추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한 전직 서울시청 직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7만6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나”면서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 대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아울러 △성추행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 △박 시장의 죽음에 연관된 모든 일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등의 청원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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