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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사설] 부산시장 사퇴 이어 서울시장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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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연락이 두절된 채 실종된 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5시쯤 112에 실종 신고를 한 박 시장 딸은 "4~5시간 전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했다. 1000만 수도 서울의 시정(市政)을 책임진 시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 시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으며 서울 가회동 관사에서 모자와 점퍼 차림으로 배낭을 멘 채 외출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외출하기 직전 "박 시장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10일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한다. 박 시장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성북구 북악산 인근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끊겼다.

박 시장의 정확한 사망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런데 실종 바로 전날 서울경찰청에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전직 비서의 고소가 접수됐다. 비서는 경찰 조사도 받았다고 한다. 박 시장 사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업무상 호출이라며 집무실로 불러 추행한 권력형 성범죄였다. 해당 직원이 성폭력 상담소에 피해를 신고하고 이를 부인할 수 없게 되자 물러난 것이다. 앞서 안희정 충남지사도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살고 있다. 여비서가 방송에 나와 '미투 폭로'를 한 것이 계기였다. 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가 미투 폭로로 출마를 포기하고 지역구 당선자는 여성을 비하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반복 출연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런데 또 서울시장이 성 관련 추문에 이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시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기능이 집중된 수도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면서 예산 40조를 집행한다. 정치적 위상도 높다. 코로나는 수도권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와 민생은 점점 더 위기로 다가가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은 들끓고 있다. 이 와중에 서울시장이 갑자기 실종된 뒤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충격적 사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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