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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동양인 혐오' 집단폭행 당한 프랑스 유학생…외교부 "영사 파견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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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지난 6월 6일 프랑스 남부 도시 몽펠리에에서도 열린 시위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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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20대 한국인 유학생이 알바니아계 10대 청소년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흉기에 찔렸다고 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 등에서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공격이 잦아지면서 현지 한인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피해 유학생의 신원 확인을 위해 현지 병원에 영사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매체 미디리브르와 악투에 따르면 폭행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7일 오후 11시 30분쯤 몽펠리에 중심가 오페라 극장 '코룸' 부근에서다. 29세 한국인 유학생 A씨는 10대 알바니아계 청소년 3명에 집단 구타를 당하고 흉기에 찔린 뒤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당시 A씨는 2명의 친구와 함께 산책하다 17~18세의 알바니아계 청소년 3명과 시비가 붙었다. 이들은 A씨 일행을 향해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말과 행동을 했다고 전해졌다. 이른바 '눈 찢기'를 하며 조롱했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다시 말해보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알바니아계 청소년 3명이 A씨에 달려들었다. A씨는 유리병을 깨며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쓰러진 채 집단 구타를 당하고 흉기에 허벅지 등을 두 차례 찔렸다. A씨 친구들의 신고를 받고 나온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 청소년들을 체포했다.

A씨의 정확한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디리브르에 따르면 A씨는 5일간의 ITT(Incapacité Totale de Travail) 기간을 받고 입원 중이다. ITT는 프랑스에서 건강 문제로 직장이나 학교에 갈 수 없음을 국가에서 공식 인정해주는 기간을 의미한다. 다만 ITT 5일이라는 것으로 피해자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는 없다. 통상 프랑스에서는 5일간 ITT를 준 다음 추가 진단에 따라 ITT 기간을 늘리기도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관에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을 파악한 정도"라며 "현지 사법기관을 통해 관련 사실 조회를 요청했고 영사를 파견해 피해자의 신원도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유명 프랑스 커뮤니티에는 '몽펠리에에서 흉기에 찔린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사건 피해자라는 이 회원은 "엊그제 알바니아 애들이랑 싸우다가 찔렸다"며 "'시노아 시노아'라고 하길래 싸우다가 그랬고, 의협심에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허벅지에 두 방 찔려서 괜찮고 건강하다"며 "여러분은 기분 나빠도 무시하고 조심하시라"고 덧붙였다.

지중해 인근에 있는 몽펠리에는 오래된 대학 도시로 남부 옥시타니지방 에로주의 주도이자 프랑스에서 7번째로 큰 도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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