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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롤러코스터 타면서 '비명 금지'…日놀이공원 황당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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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연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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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후지큐 하이랜드 임원 2명.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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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놀이기구협회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놀이기구 탑승 시 비명 지르는 것을 금지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놀이기구를 탈 때 어떻게 비명을 참느냐며 불편함을 토로한다.

지난달 재개장 한 도쿄의 후지큐 하이랜드는 유튜브에 임원 2명이 마스크를 끼고 직접 놀이기구에 탑승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롤러코스터를 타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끝부분엔 '부디 마음속으로만 소리 지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놀이기구를 즐기되 소리는 지르지 말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 놀이공원협회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을 비롯해 일본 내 30여 개 놀이공원을 대상으로 비명 금지 지침을 내렸다. 협회는 큰 소리로 말하면 침방울이 더 멀리 튀는데 격한 놀이 기구 이용 중에는 비명을 지르다 마스크까지 벗겨질 수 있다며 소리 지르기를 금지한다고 알렸다.

새 가이드라인엔 마스크 착용, 소독제 사용, 체온 체크 등 기본적인 코로나19 예방조치와 함께 놀이기구 탑승시 소리 지르기 금지, 환호 금지 문구가 적혀있었다. 또 귀신의 집과 같이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방문객과 최소 1m 이상 떨어져야 하며, 고객 응대도 가능한 한 짧게 하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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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큐 하이랜드가 영상으로 올린 '부디 마음속으로만 소리를 지르세요'라는 문구/사진제공=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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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이용객들은 아찔한 스릴을 즐기는 순간 입을 다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4개월 만에 재개장한 도쿄 디즈니랜드를 찾은 한 대학생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왔는데 소리도 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일종의 고문"이라고 WSJ에 말했다. 또 한 부부는 아이가 3살인데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단속하느라 힘들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일본의 디즈니랜드와 달리 미국 등 다른 나라 디즈니랜드는 마스크 착용은 강제하지만 '비명 지르기'에 대해서는 제한을 하지 않는다.

후지큐 놀이공원을 방문한 한 여성은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명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눈을 감은 채 소리를 지르지 않고 놀이기구 타기를 마쳤다. 다만 그는 놀이기구 타는 게 즐겁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연재 인턴기자 choiy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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