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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일본 코로나 예방한다며 롤러코스터에서 비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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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들 "소리 못지르게 하는 것은 일종의 고문"

뉴스1

후지큐하이랜드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임원들 © 후지큐하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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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본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롤러코스터같은 놀이기구에서 비명을 지르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아찔한 스릴을 즐기는 순간 입을 꼭 다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도쿄 내 후지큐 하이랜드 놀이공원에서는 후지큐 임원 두 명이 마스크를 쓰고 일체의 소리를 내지 않은 채 230피트(약 70미터) 높이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오는 동영상을 찍었다. 영상은 '부디 마음 속으로만 소리를 지르세요'라는 문구로 끝을 맺었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예방 캠페인은 일본 전역의 놀이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 테마파크협회는 지난 5월 놀이공원 재개장에 맞춰 마스크 착용과 비명 금지를 담은 운영 지침을 내놓았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큰소리로 말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침방울을 더 멀리 가게 하는데 특히 격한 놀이 기구 이용 중에는 비명을 지르기 쉽고 마스크가 벗겨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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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디즈니랜드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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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소리지르고 즐기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냐는 반대 입장과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4개월만에 문을 연 도쿄 디즈니랜드를 찾은 한 대학생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왔는데 소리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일종의 고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디즈니랜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은 강제하고 있지만 비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일본 디즈니랜드만의 자발적인 규정이라는 의미다. 한 이용객은 이에 대해 "다른 나라의 디즈니랜드가 비명을 지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 "홍콩과 상하이의 재개장된 공원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비명이 나오는 걸 어떡하나"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15년째 사는 뉴욕 출신의 한 남성은 "중세 승려처럼 침묵을 지키려고 애썼다"면서 "비명 지르지 않기가 비교적 쉬웠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인 한 여성은 후지큐 놀이기구에서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명상을 시도했다. 눈을 감고 두려움이나 재미에 대한 마음을 비움으로써 그녀는 성공적으로 비명없이 놀이기구 타기를 마쳤다. 하지만 "롤러코스터의 본질은 비명을 지르라는 것"이라면서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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