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토지세' 제안…"경기도가 증명해보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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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9일 제3의 부동산 대책으로 토지세를 증세하고 여기서 걷힌 세금을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으로 사용하는 '기본소득토지세'를 제안했다. 헌법상 토지공개념을 기반으로 조세를 통해 환수한 뒤 혜택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값폭등을 포함한 부동산 문제는 토지의 유한성에 기초한 불로소득 '지대' 때문이고, 지대는 경제발전과 도시집중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 불로소득은 없앨 수도 없고 없앨 이유도 없으며 헌법에도 토지공개념이 있으니 조세로 환수해 고루 혜택을 누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과잉유동성, 정책왜곡과 정책신뢰상실, 불안감, 투기목적 사재기, 관대한 세금, 소유자 우위 정책 등이 결합된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거래허가제나 대출 및 거래 규제 등 불로소득증가 억제조치는 단기효과는 몰라도 장기적 근본대책이 되기 어렵고 풍선효과를 수반한다"고 봤다.
이어 "따라서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되 필연적으로 발생, 증가하는 불로소득을 취득·보유·양도세로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에 대해선 "실거주용 1주택은 통상적 수준의 부동산세 부과와 조세감면으로 일부 불로소득을 허용하되, 그 외 비주거용 주택이나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 등은 불로소득을 대부분 회수해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하게 증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저항이 있는 증세를 성공하려면 증세가 징벌이 아닌 납세자 이익이 되도록 설계하고 납득시켜야 한다"라며 "낭비나 부정부패에 따른 불신을 줄이려면 세금이 납세자를 위해 전적으로 쓰여지고 대다수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혜택이 더 많음을 체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난기본소득에서 체험한 것처럼 정책목표를 위한 세금을 걷어야 한다면 써서 없앨 것이 아니라 국민 소득과 소비로 연결시켜 복지와 경제활성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으로 전액 지급하는 것이 최선"이라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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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2014년 기준으로 개인토지소유자 상위 10%가 전체 토지의 64.7%를, 법인토지소유자 상위 1%가 전체 법인토지의 75.2%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토지불평등이 심각한 상황에 부동산 증세액을 환급하면 소득분포상 그외 90% 국민이 내는 세금보다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는 "단기소멸 지역화폐로 환급하면 소비매출과 생산 및 일자리 증가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활성화 이익은 대부분 고액납세자에 귀속되므로 조세저항은 매우 적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복지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의 절반에 불과한 저부담 저복지 국가로, 중부담 중복지를 거쳐 고부담 고복지 사회로 가려면 어차피 증세로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또한 "건물은 사람이 만들지만 토지는 한정된 자원으로 국민 모두의 것이니 기본소득목적의 국토보유세는 건물이 아닌 토지(아파트는 대지 지분)에만 부과된다"며 "현재 토지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토지가액의 0.16% 정도를 내는데, 비주거 주택 등 투기투자용 토지는 0.5%~1%까지 증세하되, 증세분 전액을 지역화폐로 전국민에 균등 환급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지사는 "전국 시행이 어렵다면 세목과 최고세율을 지방세기본법에 정한 후 시행 여부와 세부세율은 광역시도 조례에 위임하면,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시행해 기본소득토지세의 부동산투기억제, 복지확대, 불평등 완화, 경제활성화 효과를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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