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연합뉴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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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현대자동차 통합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과 관련,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강남 개발 이익이 서울시민 모두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며 현행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자치구로 제한한 국토교통부 시행령을 개정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GBC 건설로 생긴 1조7491억원의 공공기여금을 강남에만 쓰도록 강제돼 있다"며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는 강남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뿐 아니라, 서울 전체의 균형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바람과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공기여금은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사업자가 개발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자체에 돌려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GBC 건설을 승인하며 현대차와 1조7491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현대자동차 |
이에 대해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뜬금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구청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공기여금 문제는 벌써 몇 년 전에 제기돼 현재는 전혀 이슈가 아니다"라며 "지금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1995년 지방자치 시행 이후 최초로 강남에서 당선된 민주당 구청장이다.
정 구청장은 "각을 세우려는 것은 아니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며 "만약 국토교통부가 공공기여금을 나눠 써야 한다는 취지로 법을 개정한다면 반대하지 않겠지만, (박 시장이)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공기여금이 부동산 가격과 밀접한 사안인 만큼,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대권을 겨냥한 지지율 제고와 정치적 진로 설계를 위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공공기여금 협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조만간 여론조사를 시행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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