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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마스크 싫어한 브라질 대통령, 확진 밝히며 또 마스크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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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무시하며 경제 재개 강조

마스크 기피 트럼프와 판박이

말라리아약 복용까지 닮은꼴

브라질 확진 167만명 세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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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영 TV브라질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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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가벼운 독감’ 취급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런 사실을 밝히는 현장에서도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며 마스크를 벗어 주위를 당혹하게 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이날 국영 TV브라질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갑자기 마스크를 벗으며 뒤로 서너 발짝 물러섰다. 그러고는 엄지를 추어올리며 “모든 게 좋다”고 말했다.

뒤로 조금 물러선 건 취재진을 염두에 둔 자기 나름의 ‘사회적 거리두기’였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몸 상태가 매우 좋다.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게 인생이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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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갑자기 마스크를 벗으며 서너 발짝 물러서서 엄지를 추어올리며 ’모든 게 좋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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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보우소나루가 지난 주말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토드 채프먼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와 함께 있기도 했다.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 “채프먼 대사는 지난 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등과 오찬을 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채프먼 대사가 아무 증상이 없었으나 검진을 받고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우소나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닮은꼴이다. 마스크를 기피하고 경제 재개를 강조한다.

그는 대중 앞에서 마스크 없이 악수하고 군중들 사이로 뛰어들어 지탄을 받았다. 자신은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코로나에 감염돼도 별문제 없이 지나갈 거라고 말해 왔다.

그는 지난달 판사가 자신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한 이후에도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을 무시했다. 지난 4일에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상점·교회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위헌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도 맹비난했다.

트럼프가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던 점마저 같다. AP통신은 보우소나루가 그간 논란이 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WHO는 효과가 없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 시험 중단 결정을 지난 6일 내렸다.

한때 코로나 청정국이던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안이한 대응 탓에 확진자가 167만 명을 웃돌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확진국이 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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