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에 혈관도 붙어…伊 의료진, 샴쌍둥이 분리수술 성공 [김동환의 월드줌人]

대략 200만분의 1로 태어날 확률…의사 30여명 투입에 18시간 동안 수술

이탈리아 로마 밤비노 제수 아동병원이 지난달 5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두 살배기 샴쌍둥이 자매 분리수술에 성공한 가운데, 엄마 에르마인(사진 가운데)이 두 딸을 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이 뒷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중앙아프리카 출신 샴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마 밤비노 제수 아동병원은 지난달 5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두 살배기 샴쌍둥이 자매 분리수술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8년 6월 태어난 어비나, 방가로 자매는 두개골과 혈관이 붙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craniopagus twins)’다.

두 아기는 그해 9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를 방문한 마리엘라 에노크 병원장의 이송 결정에 따라 로마로 오게 됐다.

외신들은 이러한 두개 유합 샴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대략 200만분의 1이라며,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물다고 전했다.

병원은 지난해 5월부터 세 차례의 고난도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자매는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년에 걸친 연구 성과인 마지막 수술에는 의사 30여명이 참여했으며, 장장 18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로마 밤비노 제수 아동병원 수술팀이 샴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 진행 상황을 모니터로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매 수술의 최대 난제는 붙은 혈관 시스템을 분리하는 것이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출혈 위험이 커 실패 확률도 그만큼 높은 수술이었다.

병원 측은 “이런 종류의 수술이 성공한 것은 이탈리아에서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병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엄마 에르마인과 함께 생일 파티를 즐기는 자매의 즐거운 모습이 담겨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머리 윗부분이 붙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두 차례 성공한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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