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은닉죄 고발, 절대 취하 않을 것"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다크웹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범죄인인도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착취물 다크웹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부친이 “(아들은) 향후 추가 수사에 충실히 협조한다는 마음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에서 받은 형량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손정우의 부친 손모씨는 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6일) 석방된 아들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손씨는 “(내가 고발한)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비롯, 향후 이어질 수 있는 추가 수사에 충실히 임하고, 어떤 형이 나오더라도 충분히 받겠다는 마음이 확고하다고 (아들이)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여부 심리 대상 혐의였고 지금은 국내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범죄수익은닉죄는 물론, W2V 이용자들에 대한 향후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公言)한 것이다. 아울러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과 관련한 본인의 새로운 혐의가 발견될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손씨는 특히 “(아들에 대한) 고발 건을 절대 취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는 데 대해 “사실 범죄수익은닉죄 자체보다도 성착취물 범죄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데 대한 분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은닉죄 고발을 취하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이와 관련한 다른 수사에 협조해서 죗값을 모두 받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착취물 공유 플랫폼 운영만으로도 각국 아동들에게 피해를 남긴 건 큰 죄다. 피해자들에게 계속 사죄할 수밖에 없다”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과거 수사를 받을 땐 은닉죄를 부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손씨는 “가족인 내 명의의 가상화폐 지갑에 돈을 넣은 것이나 범죄수익을 도박에 쓴 걸 ‘은닉’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취지로 변론을 한 건 맞다”고 시인했다. 이어 “다만 당시에도 있는 사실 그대로 자백했고, ‘그게 은닉이라면 따르겠다’는 취지였다”며 “이번에도 사선변호인 선임 없이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대로 다 따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손정우를 한국에 남겨 W2V 회원 4,000명 중 아직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대다수를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선 “추가로 더 밝힐 게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아들과 얘기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과거 수사를 받을 때 다 자백한 만큼, 새롭게 밝힐 부분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역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손씨는 지난 5일 법원이 손정우의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을 내린 직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고 언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죄의 무게를 모르는 게 아니냐’라는 취지의 비판이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비판이 나올 만했던 말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선 법원이 과거에 은닉죄 기소가 되지 않아 이번에 인도심사를 받게 된 상황, 향후 국내에서 이런 사건을 엄벌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등 여러 측면을 숙고한 것 같아서 나왔던 말”이라고 설명했다. 부자(父子) 관계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분노를 감안하지 못한, 신중치 못했던 발언이었다고 시인한 셈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