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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믿을 건 檢뿐”… 故 최숙현 사건 수사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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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팀 꾸렸지만 수사 대상 ‘전방위 확대’ / 윤석열 총장 직접 챙기고 실시간 보고받을 듯

세계일보

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고강도 진상규명을 촉구함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이미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한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상태에서 수사팀 확대는 물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최 선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전날(6일)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사건을 맡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양선순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아동학대 전담 검사 4명과 수사과 전문 수사관 5명 등 모두 14명으로 수사팀을 확대했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는 유도관 제자인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유도선수 왕기춘 선수 사건을 수사해 왕 선수를 구속기소한 경험이 있다. 당시 수사팀은 “왕 선수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라는 권위를 내세워 어린 여학생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최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자신을 학대했다며 소속 팀인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김모씨, 선배 선수 장모(여)씨 등을 고소했다. 의사도, 물리치료사도 아니면서 ‘팀닥터’란 명칭으로 활동하며 최 선수를 상대로 폭행·폭언, 심지어 성추행까지 일삼은 안모씨 역시 고소 대상에 포함됐다. 경주경찰서가 이들을 조사해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지청이 아닌 대구지검 본청에서 수사하기로 했다.

이날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 특별수사팀 규모 확대 및 인력 증원이 불가피해졌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고 최숙현 선수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감독과 선배 선수 등이 지난 6일 국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 이들은 폭행·폭언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경주경찰서와 철인3종경기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 전방위로 확대돼야 함을 주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연히 윤석열 검찰총장, 그리고 대검찰청이 이 사건 수사를 직접 챙기고 진척 상황도 실시간 보고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윤 총장은 지난 4월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 참사 당시 이천시를 관할하는 여주지청 대신 수원지검 본청이 직접 수사지휘를 하도록 하는 한편 본인이 수사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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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뉴시스


일단 대구지검은 최 선수 사건 특별수사팀 내에 ‘피해자지원팀’을 별도로 만들어 유족 심리치료와 범죄피해 구조금, 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법률 지원도 하기로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해 모든 의혹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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