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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임금체불 공방' 이스타항공 M&A 없던 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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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조 "제주항공이 셧다운 지시"…녹취록 공개 제주항공 "SPA 이전부터 이미 구조조정" 반박 [비즈니스워치] 이승연 기자 inyeon82@bizwatch.co.kr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인수합병(M&A) 작업이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M&A 지체의 원인인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 문제가 제주항공의 셧다운 지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제주항공은 그간 이스타항공의 경영 개입 사실을 부인하며, 임금 체불 문제에도 선을 그어왔던 상황. 하지만 제주항공의 경영 관여를 의심할 만한 정황과 증거가 잇따라 나오면서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M&A 무산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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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가 셧다운 및 임금 체불 문제를 두고 통화한 녹취파일을 6일 공개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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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가 셧다운 및 임금 체불 문제를 두고 통화한 녹취파일을 6일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최종구 대표는 "셧다운이라는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어쨌든 조금이라도 영업은 (국내선이라도) 해야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금은 셧다운 하는 것이 예를 들어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답했다.

최 대표가 슬롯 축소를 우려하자 이 대표는 "그건 저희(제주항공)가 각오하고 있다. 저희가 국토부에 달려가서 뚫겠다"며 안심시켰다.

임금 체불 문제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최 대표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제주항공이 미지급 된 급여를 다 줘야 된다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며 "딜 클로징하면 그 돈을 가지고 미지급한 것 중에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해당 녹취 파일과 함께 지난 3월 9일과 10일 이틀간 열린 양사의 경영진 간담회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4대의 기재 축소와 405명에 대한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금으로 50억원의 대여금 지급시 이스타항공이 이를 구조조정 관련 인건비로만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는 그간 이스타항공의 경영 개입 사실을 부인하며, 임금 체불 문제에도 선을 그어왔던 제주항공의 기존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게다가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직후 곧바로 항공 운항을 중단했다. 3월 9일 국제선 셧다운에 돌입했고 이어 3월 20일 통화로부터 4일 후인 24일부터 국내선을 포함한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의 셧다운 지시를 이행하느라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 만큼 임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도 제주항공에 있다는 게 이스타항공 노조측 주장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이미 작년 12월부터 조업비, 항공 유류비 등을 장기 연체해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노조가 밝힌 405명 인력감축과 50억원 규모의 보상비용 대해서도 이스타항공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에 준비한 자료에 첨부한 내용으로, 제주항공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하기로 한 결정과 구체적인 방안 및 내용은 이스타항공 자체적 경영 판단에 다라 의사결정한 사항이고, 제주항공은 이를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으며 SPA상 그런 권한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스타항공 대주주 이상직 의원 일가의 지분 반납으로 일단락 된 줄 알았던 임금 체불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이스타항공 M&A도 다시 꼬이는 분위기다. 더욱이 두 수장의 녹취록까지 공개되는 등 갈등이 고조되면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가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양측을 만나 인수합병 성사를 당부한 만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양사의 갈등이 폭로전 양상으로 커진 만큼 M&A 무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운항 중단)과 희망퇴직 규모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르면 7일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M&A에 대해서도 공식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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