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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현대HCN 노리는 KT스카이라이프에 쏠리는 눈...성장 가능성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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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대표, 현대HCN 인수 위한 대내외 공격적인 행보...'생존' 키워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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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로고. /제공=KT스카이라이프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KT 스카이라이프가 위성방송의 입지를 넘어 콘텐츠 제작 및 배급에 관심을 가진 데 이어 최근 현대HCN 인수전에 적극 나서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철수 대표이사 취임 이후 KT스카이라이프의 공격적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3월 스카이라이프 수장으로 신규 선임된 김 대표는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출신으로, KT에서 커스터머본부장을 역임하며 콘텐츠 및 마케팅 전문가로서 인정받은 바 있다. 커스터머 본부장은 구현모 현 KT 사장이 직전에 맡은 직책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스카이라이프로 이동하기 직전에는 KT의 커머스 계열사인 KTH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대내외에 현대HCN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 내부적으로 임직원들과 경영설명회를 통해 현대HCN에 대한 인수 방침을 확실히 하고 매각대금 계획도 세운 상황이다. 현대HCN에 대한 예비입찰이 지난 3일로 완료되고 6일부터 본입찰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김 대표가 현대HCN 측에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현재 월 300억원 정도의 현금흐름을 갖고 있는 현대HCN의 매각대금은 약 5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3000억원 정도의 자체 자금과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부채로 현대HCN을 인수하겠다는 방침이다.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임직원들과 컨센서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경영설명회를 열었다"며 "직원들에게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과 감당할 수 있는 부채로 건강하게 현대HCN을 인수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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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제공=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에는 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모두 예비입찰 신청서를 내밀었으며 이중 KT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의 2파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케이블업계 1위인 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지출이 커서 매각대금을 마련하기가 수월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각에서는 KT가 아니라 KT스카이라이프가 참여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 위성방송으로서 오랜 동안 공공성 유지에 더 초점을 맞춰왔지만, 김 대표 취임을 계기로 보다 공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KT 측에 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설득을 했다는 전언이다.

오히려 KT는 유료방송업계 1위라서 인수에 부담이 있었다면, KT스카이라이프가 참여함으로써 가능성을 더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가 31.31%로 1위이고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가 24.72%로 2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가 24.03%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KT스카이라이프는 통신3사와의 경쟁 속에서 점차 가입자수와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가입자수는 2017년 436만명, 2018년 427만명, 2019년 418만명으로 줄어들었다. 가입자수가 줄면서 영업이익도 2016년 780억원에서 2017년 743억원, 2018년 655억원으로 줄어들어 왔다.

이는 통신망이 없는 곳에서의 위력을 발휘했던 위성방송의 강점이 퇴색되고 지역에도 통신망이 촘촘하게 깔리면서 통신3사의 결합상품으로 고객이 이동하고 있는 추세에 기인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유료방송과의 결합은 KT스카이라이프에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HCN과의 시너지를 내기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적격이라는 자체 판단도 한몫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체 제작사인 '스카이TV'의 경우 현대미디어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현대HCN이 가지고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IP) 망도 활용할 수 있어 위성방송 중심의 스카이라이프에 없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HCN과 같은 방송사는 스카이라이프와 같은 방송사가 인수를 해야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최선의 방안이 현대HCN의 인수라고 보고, 스카이라이프의 목소리를 보다 더 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이라는 기존의 방송 채널은 유지하되 B2B와 콘텐츠 강화에 초점을 두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달 들어 전국 숙박업소나 병원, 헬스장 등의 사업시설과 원룸 및 오피스텔과 같은 다가구 대상 서비스인 비즈(Biz) 상품을 '비즈 올(Biz all)'이라는 한 가지로 통합해 운영하기로 전면 개편했다. 비즈 전용 OTT 서비스도 도입, 무료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웨이브온과 씨네호텔 등 콘텐츠를 객실별로 선택할 수 있게 해 합리성도 높였다.

앞서 스카이라이프는 자사 OTT 통합 플랫폼인 '토핑' 1주년에 맞추어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라프텔'을 들여오기도 했다. 유료방송 업계 첫 제휴인 라프텔은 나루토와 원피스 등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회차별 결제 없이 한번의 결제로 시청할 수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미국의 명품 다큐인 스미소니언 채널을 들여오는 등 신선한 콘텐츠 수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미소니언 채널에서는 스미소니언 박물관 비밀장소 이야기, 미국 항공무기 등에 대한 다큐 등이 제공된다. 이어 자사 채널에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권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아시아 무제한팩' 월정액 서비스와 영화 추천 특별관 '스카이픽(pick)'도 도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생각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꼽히는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 양측 중 어떤 곳이 더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지 본입찰 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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