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A씨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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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경주시 철인3종 선수들이 ‘팀닥터’ 안주현씨로부터 당한 지속적인 폭력과 성폭력 등 가혹행위들이 담긴 자필 진술서 일부를 공개했다. 선수들은 “팀 닥터가 뺨을 때렸다가 볼에 뽀뽀를 했다”등의 진술을 했다.
임 의원이 공개한 자필 진술서에 따르면 선수들은 안씨의 가혹행위를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특정해 상세히 적었다. 팀 닥터로 불리던 안씨는 최씨의 동료들이 폭행·폭언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지목한 ‘3인방’ 중 한 명이다.
사진 임오경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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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2017년 여름 경 경산 숙소에서 안씨(팀닥터)가 술에 취해 내 뺨을 수차례 손바닥으로 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선수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팀닥터가 음주를 한 뒤 여러 사람을 구타하고, 폭행과 욕설과 비하발언을 했다. 그리고, 전지훈련 기간에 선수들은 자기 하인처럼 부려먹고 막 대했다”고 전했다.
안씨가 선수들을 성추행한 정황도 드러났다. 한 선수는 “안 선생님이 갑자기 자기방으로 불러서 ‘너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이러면서 뺨을 2차례 때렸다가 갑자기 또 웃으면서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고 이뻐했는데’ 하면서 볼에 뽀뽀를 했다”며 “그랬다가 또 ‘니가 나한테 해준 게 얼만데 선물 하나 안해주냐’면서 뺨을 맞고 하는 반복이었다”고 적었다.
사진 임오경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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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폭로도 있었다. 한 선수는 “아침마다 새벽운동이 끝나면 아메리카노 커피를 갖다드리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과일과, 탄산수까지 매일매일 갖다 드렸다”며 “항상 매일 치료(선수 몸 체크 마사지)를 10분도 안돼 끝내고, 끝나면 휴식시간을 못 갖게 방해하고 못 쉬게 막았다”고 했다.
또다른 선수도 “팀닥터 선생님과 11월말~12월까지 치료, 보강훈련의 이유로 만났다”며 “훈련과정 중에 수영동작을 알려주신다며 서있는 상태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한쪽 손으로 본인 목을 감아서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끌어안을 때처럼 끌어안으라고 해 굉장히 불쾌했다”고 했다.
사진 임오경 더불어민주당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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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외적으로 우리를 부르는 일이 있었고, 그 외적인 시간엔 식사한다는 이유로 불렀다”며 “훈련을 병행하는 상태여서 피곤하고 가기 싫었는데 주에 2~3회씩 부르고 한 날은 저녁을 먹었다고 했음에도 7시 30분이 넘었는데 와인 한병을 들고 오셔서 혼자 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둘밖에 없는 여자숙소라 저희는 아니다 싶어 감독님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선수들이 직접 자필로 적은 것이다. 여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감독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가”라며 “반드시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을 질타했다.
이에 김 감독은 “2019년도에 선수들이 내게 얘기를 해서 그때서야 알게 됐다”며 “모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도 내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한편 고(故) 최숙현씨 동료들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전 주장 장윤정씨, 팀닥터 안주현씨를 가해자로 지목했다. 이들 중 김 감독, 장씨와 다른 남자 선수 A씨는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씨는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폭행·폭언한 적이 없느냐’는 질의에 “그런 적 없다”고 했고, 장씨 역시 “폭행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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