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기자간담회
“대선 얘기 지금 다하면 재미 없어,
내년쯤 활발한 논의 이뤄질 것,
요란하지 않아도 ‘조용한 혁명’ 이뤄,
부동산 대책 공급만이 능사 아냐,
서울시 핵심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인국공 사태’ 청년들 100% 이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2011년 취임 이후 지난 9년을 돌아보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원순(64)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주자 경쟁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관해 “이재명 지사는 내 아우다. 자꾸 갈등을 유발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2022년 상반기까지 서울 지역에 공공임대주택 40만호(국토교통부 공급분 포함)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4일 이 지사가 “제가 그 분(박 시장) 정책을 베껴서 한 것도 많은데 (박 시장이) ‘왜 이재명은 눈에 띄고 나는 눈에 잘 안 띄지’라고 억울하실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서울시 정책은 베껴가라고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훌륭한 거다. 청출어람”이라고 평했다. 차기 대선 관련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Q : 다음 대선 계획은? 지지율이 2%에 머물고 있는데.
A : 너무 제가 당연히 나올 것으로 생각하더라. 대선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 직책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5년을 알뜰히 보장해드리면 좋겠다. 내년쯤이면 대선에 대한 논의가 훨씬 더 활발하게 이뤄지겠지만 아직은 이 단계에서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지율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동하는 것 아닌가.
Q : 시기를 떠나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는.
A : 대선은 지금 얘기 다 하면 재미없지 않나.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거다.
박 시장은 간담회 인사말에서 “임기가 9년 정도 지나니 ‘저 사람 직업이 서울시장인가’ ‘박원순 9년 동안 도대체 뭐했냐’라고 할지 모르겠다”며 “최근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다시 읽었는데 소명감을 갖고 도시 가장자리로 밀린 시민의 삶과 꿈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3선에 성공한 그는 지속성을 강조하며 “임기 9년이 지났다”고 표현했다. 이어 겨울철 강제철거 금지, 산사태 예방, 코로나19 대응 등을 잘한 일로 꼽으며 “요란하지 않았지만 ‘조용한 혁명’을 했다”고 자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 서울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화두였다. 박 시장은 부동산 대책 질문에 “서울시의 부동산 핵심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의 대규모 확대”라며 “제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면 공공임대주택이 40만호로 서울시 전체 주택 380만호의 10%를 넘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공공임대주택이 98%인데 우리라고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것 역시 획기적인 방법”이라며 “문제는 그로 인해 집값이 오르면 안 되니까 월세나 전세 인상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시장에게 달라고 하는데, 독일 베를린은 임대료를 5년 동안 동결시켰다”고 덧붙였다.
주택공급과 관련해서는 “그린벨트는 풀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공급만 능사가 아니며 보유세 강화를 통한 투기이익 불로소득 환수 등으로 부동산 국민공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국민공유제는 개발 수익과 시세차익으로 부동산 공유기금을 조성한 뒤 이 돈으로 국가가 토지·건물을 사들이거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투기를 잡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신년사에서 박 시장이 담은 제안이기도 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 시장은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로 논란이 된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정책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서 청년들 분노를 100% 이해하며 그 바탕 위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청년, 이미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청년 모두 시대의 희생자이고 대결 관계로 가기보다 어떻게 공정하게 함께 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해 이태수 꽃동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각각 포스트 코로나 기획위원회 위원장, 민생경제특별위원장, 기후생태특별위원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과 이 위원장은 명예부시장으로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학진 행정2부시장, 김우영 정무부시장 함께 5인 부시장 체제를 이룬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