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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도법스님 "깨달음, 먼 훗날 목적지 아닌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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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회주 도법스님 책 '붓다, 중도로 살다' 출간 간담회

뉴스1

지리산 실상사 회주이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인 도법 스님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책 '붓다, 중도로 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2020.07.06/뉴스1 © News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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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전북 남원의 실상사 회주인 도법스님은 1949년 제주에서 태어나 17세가 되던 해인 1966년 금산사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가한 이후 현재까지 불교수행자로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는 55년이란 세월에 걸쳐 불교에 대해 천착해왔지만,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만 들었다.

도법스님은 불교가 이런 것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권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희망의 가르침'으로 전해진 불교를 잘못 파악했다는 생각,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교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스님은 그렇게 고민하다가 초기경전 등에 나오는 '진리란 누구나 바로 이해해야 하고, 현실에서 실현되고, 검증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에 착안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불교는 매력적인 가르침이고, 희망되며, 설득력 있다는 점에 맞춰 불교를 해석하고 정의해보자"고 생각하고 책을 써내려갔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붓다, 중도로 살다' 출간 간담회에 참석한 도법스님은 "가장 원형적인 불교는 교리 이전의 붓다의 삶 자체라고 생각했다"며 "신이 아닌 인간 붓다의 삶에 천착해 글을 썼다"고 했다.

도법스님의 깨달음이 담긴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붓다의 삶, 붓다의 눈으로 본 불교 핵심 키워드, 붓다의 삶에서부터 현대불교까지 자료를 압축적으로 정리한 내용, 현대인들에게 일반화할 수 있는 불교의 사고방식 등이 각 장에 담겼다.

도법스님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책의 핵심 주제로 삼았다. 그는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며 "우리는 이 '깨달음'을 먼 훗날 도달해야 할 목적지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또한 깨달음을 복잡하고, 신비롭다고만 생각하지만, 진짜 깨달음은 자신의 모습을 참 되게 알고, 그 앎을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우리가 깨달음으로 산다는 이야기는 특별히 어려운 게 아니라, 조금만 주의 깊게 접근하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하고 마음먹으면 살아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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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불광출판사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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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님은 "우리는 그물의 그물코처럼 모두 연결돼 있다"라며 "인간은 온 우주 자연과 물질문명, 사회구조와 깊은 영향을 주고받는 연기적 존재로, 자신이 본래붓다임을 인식하고, 뭇 생명과 동체대비로 어우러져 사는 삶을 살자"고 말했다.

스님은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책의 표지로 사용된 '생명평화무늬'라고 말했다. 이 무늬는 생명평화운동을 함께한 시각디자이너인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의 작품으로, 사람과 네 발 달린 동물, 새와 물고기, 나무와 숲, 해와 달 등 우주삼라만상을 단순화시켜 시각화한 것이다. 가수 이효리가 몸에 새긴 타투로도 유명하다.

스님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 상황이 "미혹의 문명으로 자초된 결과"라는 것이다. 스님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에 대한 무지와 착각으로 살아왔기에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라며 "코로나19 이후는 깨달음의 문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실상사를 중심으로 1000일 수행, 기도, 순례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님은 "코로나19 상황이 붓다의 가르침이 제일 빛날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이 가르침이 저절로 빛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불교인들이 빛나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준비가 안 된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작게나마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움직임이 현장에서도 나타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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