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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대공황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예측한다면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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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격변(애덤 투즈/아카넷)


대홍수가 찾아오면 메마른 땅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들이 펼쳐진다. 뜨거운 햇볕에 마르던 식물들은 물에 가득 잠겨 또 다른 시련을 맞이하고 새로운 생태계가 펼쳐진다. 문제의 양상도 달라진다. 이전과 이후가 전혀 딴판이 되는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당시 영국의 군수장관 데이비드 로이드조지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대홍수(deluge)'에 빗대어 다가올 '대격변'을 예견했다. 그리고 2020년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단어를 그의 글로벌 위기 4부작의 두번째 책의 이름으로 붙였다.

지나간 위기는 다가올 위기의 배경이 된다. 그리고 인류의 발전은 항상 거대한 위기를 동반해왔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는가에 따라 파국을 맞이하기도 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인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부터 대공황까지의 시대를 지금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다시 인류가 새로운 대격변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17년 볼셰비키의 정권 장악, 베르사유 협정, 동유럽의 혁명과 반혁명, 러시아의 내전과 기근,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등 숨가쁘게 요동쳤던 세계의 모습을 드러내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 8개 강국과 그 나라들 사이의 전략적 행위들을 추적하며 현대 세계를 구성하는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 요소들이 걸린 분쟁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 전쟁 이후 독일을 새로운 세계질서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케인스가 베르사유 조약의 정당성을 따져 물으며 독일을 옹호했던 일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 윌슨 대통령이 주창했던 '승리 없는 평화'와 '문호 개방'이 전후 미국이 세계질서의 주도권 잡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후 찾아온 대공황에 어떻게 또 파국을 맞이했는지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각자의 일상과 통념이 어떻게 바뀔지, 어떠한 대격변이 일어날지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일부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단지 1930년대 대공황에 비춰볼 수 있을 뿐"이라며 "인류가 과거 이 시기를 되돌아보며 새롭게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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