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페이스북에 글 올려
박 “개발이익 광역화”
이 “부동산 백지신탁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사진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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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 발표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나란히 ‘부동산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본인 계정 페이스북에 올린 ‘강남 개발이익을 서울시민 모두의 이익으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남 3구의 개발이익을 비(非)강남 22개 지역에도 쓸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토교통부에 국토계획법(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건립 예정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예로 들었다. 박 시장은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르면 GBC 건설로 생기는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을 강남에만 써야 한다”며 “강남권 개발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되면 강남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공공기여금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자의 개발사업에 대해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의 대가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는 돈을 말한다. 그는 “2020년에서 21년까지 서울 전역에서 발생했고, 발생할 예정인 공공기여금이 총 2조 9558억원인데 이 중 강남 3구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이 81%인 2조 4000억원”이라며 “‘1인당 공공기여금’ 혜택으로 환산하면 강남 3구는 145만원씩 혜택을 받고 강남권 외 22개 구는 6만 8000원씩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무려 21.3배의 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2015년부터 20여 차례 ‘개발이익의 광역화’를 국토부에 지속해서 요청했지만 아직 개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강남·강북의 불균형을 키우고 강남 집값을 더욱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기조 및 국정 철학과도 어긋나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문제가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해법의 하나로 시장님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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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이 글을 쓴지 3시간쯤 후 이 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요청’이라는 글을 올려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주식 백지신탁제처럼 필수부동산(주거용 1주택 등)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망국적 부동산 불로소득이 주택가격 폭등으로 또다시 문제 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토지 유한성에 기한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겠지만, 현재는 정책 방향과 정책 신뢰가 심각한 문제”라고 서두를 연 그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말처럼 정확한 정책이 적시에 시행되고 국민이 정부의 정책 의지를 신뢰하면 부동산 가격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부동산 정책을 만들려면 정책 결정에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며 “성인(聖人)이 아닌 이상 이해관계를 벗어나기 어렵고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라고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동산 소유자라는 사실 자체가 국민에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암시한다”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고위공직자는 주식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치므로 주식 백지신탁을 도입한 마당에 부동산 백지신탁을 도입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1주택 외 주택 매각 권유’를 환영하며 향후 ‘실주거용 1주택 외 모든 부동산 매각 권유’로 확대돼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은경·전익진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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