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이상 연속상승은 9년만에 처음
서울 집 사는데 24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대비 집 사는데 걸리는 시간, 갈수록 크게 늘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연일 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한국의 소득대비 집값 지수도 2분기 연속 상승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집값이 오르고 있어 국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대비 집값 지수는 94.4로 지난해 4분기 94.0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4분기에도 소득대비 집값 지수는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상승 전환한 바 있다.
OECD는 전국의 집값과 소득 통계를 기준으로 해당 지수를 계산한다. 따라서 한국의 지수는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소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올랐기 때문에 전국 기준으로는 오름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득대비 집값 상승세가 2분기 연속 이어졌다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OECD 통계는 소득대비 집값을 2015년을 기준으로 해 지수화했기 때문에 몇 년을 벌어야 집을 산다고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시계열을 통해 변동분을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OECD 다른 국가들과 절대치를 비교했을 때 소득대비 집값 수준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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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특히 빠르게 오른 서울만 봤을 때 서울에서 돈을 벌어 집 사기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올해 현재 서울의 가구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은 24.01로 집계됐다. 가구 연 소득을 모두 모아 주택 한 채를 매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4년이 넘는다는 뜻이다. 이는 전 세계 주요도시 441곳 중 2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뉴욕(10.76, 168위), 도쿄(13.97, 84위), 런던(21.21) 등 보다도 높다.
넘베오의 PIR 집계 기준은 우리나라 기관들이 집계하는 기준과는 달라 사실 과장된 측면은 있다. 우리나라에서 집계하는 PIR은 대략 11년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PIR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2015년 기준 넘베오가 집계한 서울의 PIR이 14.17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5년간 주택 구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년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국의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고, 저금리 기조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달 전월비 16포인트나 오른 112를 기록했다. 2018.9월(+19포인트)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수도권 및 여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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