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영상 구매ㆍ제작 30대 신상공개 '불가' 결정

법원,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피의자 "죄송하다" 거듭 사과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하고 제작한 혐의로 구속된 A(38)씨가 3일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을 구매하고 제작까지 한 혐의로 검거된 A(38)씨에 대한 이름과 얼굴 등 신상 공개 불가 결정이 내려졌다.

춘천지법은 3일 A씨가 제기한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경찰은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할 수 없게 됐다. 구속으로 인해 추가 범행 및 2차 가해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중요 범죄에 대해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A씨는 '갓갓' 문형욱(24)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은 '켈리' 신모(32)씨로부터 성 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2014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ㆍ청소년 8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6개 혐의를 받는다.

이에 강원경찰청은 지난 1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불법 촬영물과 성 착취물을 제작하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고 판단, A씨의 얼굴과 이름 등을 밝히기로 결정했다. 아동ㆍ청소년 성착취물 구매자 가운데 첫 신상공개 결정이었다.

하지만 A씨가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날 장고 끝에 불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앞서 오후 5시 30분쯤 춘천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 선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너무 죄송하고, 피해자분들의 가족들에게도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