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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연루 증권사에 대한 제재 절차가 이달 중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지주사가 영업 전략으로 추진해온 '복합점포' 등을 통해 제재 불똥이 은행권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은행 등 금융사로 확산되면 국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처럼 은행 경영진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 펀드 불완전 판매 조사를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두 은행은 라임 펀드 피해액이 가장 많은 판매사로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에 대한 환매가 각각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 환매 중단액 3248억원과 합하면 총 6017억원에 이르며 금융지주 계열사 합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액수다. 우리은행은 창구에서 직접 펀드를 팔아 조사 결과 불완전 또는 불법 판매 혐의가 확인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직접 고위험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하진 않았지만 신한금투 복합점포를 통한 '소개 영업'이 향후 제재심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1일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결정을 통해 이 같은 점을 시사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주요 사례에 따르면 A장학재단은 2018년 11월 11억원 규모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던 시점에 신한은행 직원에게서 "금리가 높은 상품이 있다"면서 복합점포 신한금투 PB를 소개받았다. 이어 이미 76% 부실해진 무역금융펀드가 판매됐다.
금감원은 판매 과정에서 금투 직원뿐 아니라 거래하던 신한은행 지점장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해당 지점장이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변상을 약속한다"는 손실 보전 각서까지 작성해 자본시장법상 손실 보전 금지 원칙 혐의로 은행 자체 감사를 받고 있다. 금융사 복합점포에 대한 직접적인 사례를 제시한 만큼 금감원이 향후 제재심 과정에서 은행과 책임을 겨냥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과 KB금융 등 국내 대형 지주사들은 '매트릭스 체제'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자산관리(WM)그룹을 '지주 부문제'로 운영하거나 전국에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늘리며 연계 영업을 해왔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런 관점에서 '은행이 금투 측이 라임과 공모한 것을 모르고 팔았을 리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합점포뿐 아니라 은행 자체적인 내부 통제 기능 미비로 인한 문제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계좌를 전체 중 35.5%에 달하는 1640개 판매했고, 이번 무역금융펀드 100% 원금 반환 분쟁조정 사례에서도 가장 많은 650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판매사다. 신한은행 역시 무역금융펀드 외에 CI펀드 피해자들에게 불건전 영업행위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하는 등 분쟁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분쟁조정 사례와 같이 손실 보전 각서를 작성해준 것은 해당 은행원의 잘못된 행동"이라며 "내용을 파악한 후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고 있고, 엄중히 징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투와 연관성이나 내부 통제 부실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알았다면 내부 통제 기능이 작동했을 것"이라며 "신한금투 내부에서도 업무 간 '차이니즈 월' 규제로 인해 정보 공유가 안 됐는데 하물며 계열사일 뿐 다른 회사인 은행에선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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