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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590g 미숙아 심장 되살려…부모 품 안겨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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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1㎏에 불과한 아기가 심장 수술을 받고 합병증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은 희망을 주는 일입니다."

국내에서 체중이 가장 적은 아이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성공적으로 수술한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사진)는 "미숙아를 가진 부모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어떤 병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치료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장수술은 1.1㎏이었을 때 시행했지만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몸무게 590g으로 태어난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가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부모 품에 안겼다. 김웅한 교수와 함께 김이경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임신 31주 만에 몸무게 590g, 키 30.5㎝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심장 수술을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심장 수술을 받은 아기 중 국내에서 체중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 미만으로 태어나는 초미숙아는 호흡기와 위장관 등 모든 장기가 미성숙한 상태다. 더욱이 이 아기는 대동맥이 좁아져 가슴 아래로 피가 잘 흐르지 못하는 선천성 심장질환인 대동맥축착증까지 갖고 있었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대동맥이 좁아 약물로 혈관을 열어줘야만 피가 전신에 도달할 수 있었고, 심장에도 부담을 줘 이뇨제와 혈압약 투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아기는 몸무게가 너무 적게 나가는 탓에 바로 수술을 받을 수도 없었다. 의료진은 아기 체중이 1㎏ 이상이 될 때까지 약물 등으로 관리했고, 체중 1.1㎏이 되던 생후 46일에 수술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나 아기는 이제 스스로 젖병을 빨 정도로 호전해 퇴원한다. 체중도 2.2㎏까지 늘었다.

의료진은 "수술을 마치고 새끼손가락 크기만 한 가로·세로 3㎝ 심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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