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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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알려지며 엄벌 촉구 잇따라…검찰 수사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22)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팀닥터'는 의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일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라고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가 마치 의사인 것처럼 보도됨으로써 수많은 의사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의협의 설명이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두 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후 부산의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의 유족과 지인들은 최 선수가 생전에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감독과 팀닥터는 최 선수에게 "살이 쪘으니 너희가 좋아하는 빵 20만 원어치를 사와서 죽을 때까지 먹어보라"며 A 씨를 비롯한 선수 3명에게 빵을 억지로 먹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당시 빵을 억지로 먹은 선수들이 구토를 하면 감독은 다시 빵을 입으로 밀어 넣었다. 체중 조절에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공개된 피해 사례는 이 뿐만 아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팀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그냥 안 했으면 욕 먹어"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 등의 말을 하며 20분 넘게 폭행을 이어갔다. 녹취록에는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고 하자, 최 선수가 연신 "아닙니다"라며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내용도 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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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이어지자 경주시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수습에 나섰지만 팀닥터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이날 "고인에게 애도를 표한다. 최대한 공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북 경주경찰서는 팀 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는 폭행 혐의를, 감독에겐 사기·아동복지법 위반·강요·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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