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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만큼만 갚으면 되는 주담대, 민간은행서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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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민간은행에서 유한책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책임 주담대는 주택가격만큼만 대출자가 책임을 지면 되는 상품이다. 취약계층의 재기 지원을 돕고 부동산 버블을 억제할 수 있어 금융당국이 몇 년 전부터 활성화에 나선 상품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 민간은행에 유한책임 주담대 목표치를 부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은행에 목표치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유한책임 주담대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며 "민간은행이 자율적으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조선DB



한국에서 일반적인 주담대는 무한책임 방식이다. 대출자가 주담대의 대출금 전액을 책임지는 식이다. 대출자가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은 주택을 경매로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때 집값이 떨어져서 주택가격이 대출금보다 모자라면 문제가 생긴다. 무한책임 주담대에서는 은행이 대출자가 보유한 다른 재산까지 찾아내 가압류를 걸고 채권추심을 진행한다.

반면 유한책임 주담대는 집값이 떨어져도 대출자는 주택가격만큼만 대출금을 책임지면 된다. 은행은 주택을 경매로 처분한 만큼만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채권추심을 할 수가 없다. 유한책임 주담대는 집값 하락기에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해외에서는 이미 많이 쓰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주택가격만큼만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자제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장점을 보고 몇 년 전부터 유한책임 주담대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미 주택금융공사 등이 운영하는 정책모기지에는 유한책임대출이 있다. 아직 민간은행은 유한책임 주담대를 도입하지 않았는데 금융당국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민간은행이 유한책임 주담대에 미온적인 건 부실 대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집값 하락기에 대출자가 주담대를 다 갚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체를 하거나 부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부실대출이 늘어나 은행의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이런 우려는 말그대로 기우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승렬 손사경영연구소 소장과 유승동 상명대 부교수는 최근 예금보험공사 금융안정연구에 기고한 '유한책임대출의 리스크 분석: 대출자의 기대손실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유한책임 주담대가 은행의 리스크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수도권에서 은행의 대출원금이 1000억원인 경우를 가정하고 유한책임 주담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를 측정했다. 그 결과 기대손실액은 3720만원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시장에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취급되고 있는 유한책임대출의 취급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잠재적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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