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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말 못할 사정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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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지음/콜라주·1만3000원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 김하나는 살면서 학교에서 꼭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로 ‘말하기’를 꼽았다. 인간에게 “가장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발달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말을 사용할 때 “배우고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는 데에 공감하면 그의 산문 <말하기를 말하기>는 교과과정에 없던 지식을 알려주는 특별한 교재가 된다. 내성적인 아이였던 지은이가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진행자가 되어 ‘말하는 사람’으로 살게 된 과정이 책에 느긋이 담겼다. “말하기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서문에서 말했듯, 말과 관련된 지은이의 실제 경험을 통해 ‘나의 말하기’는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한다.

지은이는 말의 매력과 집중도를 높이는 “포즈”, 즉 “잠깐 멈춤”을 의식해보게 하고, “‘말하기’는 너무 빽빽해선 안 된다”며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함을 짚어주는데 은근한 조언들이 마음을 열도록 돕는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에서 말한 “만다꼬”(뭐한다고, 뭐하러)라는 “쉼표의 주문”은 잔뜩 힘이 들어간 긴장된 순간을 눅이는 매력적인 한마디로 다가온다. 책은 ‘들리듯이’ 읽히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청각적인 부분이 매혹적인 말하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임을 지은이가 꾸준히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편견 앞에 주눅 든 많은 사람들에게 목소리 낼 용기를 주는 말을 건네고 싶다”고 지은이는 바랐다. 나직하고 ‘무해한’ 목소리로 공유된 그의 경험들이 우리를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밀어준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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