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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학술서 펴내던 동료출판사 문 닫자…日 고단샤 '대신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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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불황에도 좋은 책은 후대에 꼭 남겨야"

일본에서 폐업한 출판사의 양서(良書)를 다른 출판사가 이어받아 출간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대형 출판업체 고단샤(講談社)가 지난달 30일 문을 닫은 소분샤(創文社)의 거의 모든 책을 다시 펴내기로 했다. '좋은 책은 꼭 후대에 남겨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중앙일보

지난달 30일 폐업한 소분샤는 홈페이지를 통해 동료 출판사인 고단샤가 대신 출판을 계속한다고 마지막 공지를 했다. [소분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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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창업한 소분샤는 인문·사회과학 학술서를 전문으로 펴내던 출판사다. 소분샤는 출판시장 불황에 따라 지난 2016년 일찌감치 폐업을 예고했고, 지난주 결국 문을 닫았다. 소분샤가 펴낸 책 중엔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전 45권) 등 양서가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단샤는 도쿄대가 판권을 가진 『하이데거 전집』을 제외한 1500여 종의 소분샤 책들을 주문형 출판(POD) 방식으로 다시 펴낼 예정이다. 독자가 주문하면 절판된 책이라도 제본해 발간하는 형태다. 가칭 '소분샤 POD 총서' 시리즈다.

이번 출간과 관련해 고단샤의 담당자는 "둘도 없이 소중한 (지적) 재산을 손에 넣을 수 없는 상태인 채로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심대한 문화적 손실"이라며 "출판문화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좌시할 수 없었다"고 신문에 말했다.

구보이 마사아키(久保井正顕·73) 소분샤 사장은 도쿄신문에 "학술서 출판이 곤경에 빠진 이때, 후세에 책을 남기기 위한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창업자인 구보이 리쓰오(久保井理津男)가 평소 즐겨 말했다는 '양서는 스스로 걷는다'는 문구를 언급하면서 "고단샤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이 말이 옳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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