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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혼자 싸우지 않도록 도와달라" 강간 피해자 측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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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싸우 듯 느끼지 않게 도와달라" 피해자의 호소
화곡동 데이트 폭력 사건에 누리꾼 부글부글
한국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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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알리며 관심을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사건 공론화에 목소리를 보태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살인미수사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 청원은 시작한 지 하루 만인 2일 오전 10시 기준 2만 4,500여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발생한 특수협박 및 강간 사건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원자는 "피해자는 전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가해자가 불법 촬영물을 지워줄 것처럼 유인하자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된 상황에서 강간과 흉기로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데이트 폭력,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있어선 안 된다"며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전날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확산했다. 자신이 '피해자의 친구'라고 한 글쓴이는 피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가 흉기로 신체 여러 곳을 위협해 친구는 무릎을 꿇고 빌었는데 가해자는 이를 영상으로 촬영하며 '재밌다'고 하기까지 했다"며 "가해자는 또 무릎 꿇은 영상과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일 '강서구 데이트 폭력 살인미수사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 국민청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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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사건은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말도록 권고되지만, 글쓴이는 "이미 여러 번 도와 달라는 호소를 남겼으나 아직 관심이 많이 부족해, 하는 수 없이 제 친구가 겪은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 측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부터 고소 취하 요청이 시작됐고 지속적으로 선처 요구가 있어 괴롭다"며 "심지어 가해자 형이 '가해자 가족이 힘들다', '일을 크게 끌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친구가 이번 사건이 공론화하지 않으면 인터넷 글을 모두 삭제해달라고 했다. 많이 절망스러워한다. 혼자 싸우는 것처럼 느끼지 않게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에 누리꾼들은 "힘드니까 일 크게 만들지 말라니. 피해자보다 힘든가",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나. 영상을 찍어 협박하다니 사탄도 울고 가겠다. 문제는 가해자가 징역을 살다 나와도 피해자가 불안할 것 같다", "가해자가 타당한 처벌을 꼭 받길 바란다", "데이트 폭력에 강간, 흉기로 협박까지 죄질이 나쁘다"라는 등 공분하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당일 맨발로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가해자인 2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구속 상태로 특수협박 및 강간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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