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대 연구진 주장,
흑인 대중교통 이용률 백인의 3배, 코로나 사망률은 3.5배
미국 뉴욕의 출근길 지하철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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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들이 코로나에 백인보다 더 잘 걸리는 이유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버지니아대학의 경제학자인 존 맥라렌은 소득과 건강보험 가입률 등이 비슷할 경우에도 흑인과 백인의 인종적 코로나 감염률에서 여전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슷한 소득을 가지고 있어도 흑인들이 훨씬 더 코로나에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예일대학과 피츠버그대 연구진에 따르면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로 사망할 확률이 3.5배 높고, 히스패닉은 백인보다 2배 높다.
이 때문에 맥라렌 연구팀은 어떤 변수가 인종간 코로나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지 찾기 시작했다. 이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코로나 감염에 큰 차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구 조사에 따르면 백인 통근자의 3.4%, 흑인 통근자의 약 10.4%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매일 붐비는 버스나 철도에서 낯선 사람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코로나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맥라렌 연구팀은 대중교통 이용이란 변수를 통제할 경우 코로나 사망자의 인종적 불균형이 훨씬 덜 뚜렷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WSJ는 그러나 그 차이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MIT 공대 연구진에 따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카운티의 주민 비율이 10%씩 늘어나면 코로나 사망률도 감염자 1000명당 1.21명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중교통 이용이 인종적 코로나 사망률 불균형을 일으키는 전부는 아니다. 대중교통 변수를 제외하고도 미국 각 카운티별로 인종적 사망률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중교통을 잘 관리할 경우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사례도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쓸 것을 의무화했고, 좌석을 한 칸씩 띄어 앉도록 한 후 대중교통을 통한 코로나 감염률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 5월9일부터 일주일간 단 3건만이 대중교통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체 감염자의 1% 수준이었다.
WSJ는 버스와 기차가 안전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당국의 능력에 달렸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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