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시민단체 비판 더 거세져
어제 참여연대, 오늘은 경실련
다주택 공직자 바꿔라 요구
국토부 장관 교체까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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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주요 지지세력인 진보 시민단체들이 집값 대책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공개적으로 다주택 고위 공직자들의 주택 처분과 임명제한을 요구하고 있고,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까지 거론하고 있다. ‘6·17 대책’이 촉발한 집값 정책 실패론이 현 정부를 더욱 옥죄는 모습이다.
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는 청와대 내 공직자 중 다주택자에게 주택 처분을 권고했지만 집값을 낮추는 정책 추진도, 다주택자의 주택처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고위공직자들에게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내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실련은 “비서실장의 권고 6개월 후에 청와대에 다주택 처분이행 실태의 공개를 요청했지만 청와대는 아직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공개된 자료로 자체 분석한 결과, 전·현직 고위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명의 기준으로 재산공개 대상의 28%가 여전히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다주택자였다”고 비판했다.
경실련 지적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실장이 권고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팔아야 한다)’이라고 말했는데, 그 권고대로 당연히 팔아야 한다”며 “권고는 현재도 유지된다. 그 권고에 따라 집을 파신 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 참모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대답했다. 현재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 가운데 다주택자는 12명이다. 권고를 한 당사자인 노 실장을 비롯해 수석급에서는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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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이날 모 방송에 나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임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3년 동안 집값 잡지 못한 장관은 아직도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그 정권에서 규제를 풀어서 아직도 집값이 오른다고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며 김 장관 교체를 주장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정책 변화를 가져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 국민의 삶과 재산에 너무 밀접한 정책이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사흘 전인 27일 “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글을 올린 데 이은 거듭된 비판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달 29일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을 통해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은 점점 커지는데도 정부는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만 뒤늦게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는 ‘핀셋 규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오락가락하는 정책 추진으로 주택 가격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집행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2020년 신년사에서 집값을 취임 이전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소득주도형 성장이 ‘부동산 불로소득 주도형 성장’이라는 비아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다 주택자 고위 공직자 임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권혁준·심기문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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